농협중앙회가 이명박 정권 시절 해외 부동산 투자로 적자를 기록한 이후 지난해부터 해외부동산 투자를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협중앙회의 투자는 지역 농협이 중앙회에 맏긴 ‘농협 상호금융특별회계’ 자금으로 진행돼, 원금 손실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농협중앙회는 상호금융특별회계에서 유례가 없었던 적자를 기록했다.
전국 1130여개 지역농협으로부터 위탁받아 농협중앙회가 운용하고 다시 지역농협들에게 이자이익을 배당하는 농협 상호금융특별회계에서 적자가 발생해서 정산하지 못한 것은 2008년 단 한차례 뿐이었다.
그 해 농협중앙회는 텍사스 유전개발펀드 160억원, 캐나다 토론토 주상복합 프로젝트 파이낸싱(PF) 150억원, 인도네시아 발리 오션블로 풀빌라 펀드 61억원, 인도네시아 발리 금호 다올랜드칩 펀드 40억원 등 위험도가 높은 해외 부동산과 자원으로 까지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농협중앙회가 지난 2015년까지 상호금융 자금으로 해외부동산에 투자한 것은 2008년이 유일했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또한 2008년 텍사스 유전개발과 2013년 캐나다 철광석 개발 등 단 2건 밖에 없다. 그만큼 2008년 농협상호금융 자금 운용은 매우 드문 일로 평가받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2008년 투자는 이후 농협 상호금융회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김현권 의원실이 농협중앙회로 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펀드투자로 인한 부실채권은 791억원에 달했다.
농협중앙회는 2008년 이후 해외부동산 투자를 중단했으나, 지난해부터 미국, 독일, 프랑스 부동산에 투자를 재개했다. 지역별로 보면 시드니 오피스에 593억원, 뉴욕 호텔과 오피스에 1151억원, 독일과 프랑스 등에 223억원을 투자했다.
김현권 의원은 “농협중앙회가 100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지역 농협들의 위탁 자금을 운용하면서 부동산 투기에 까지 손을 뻗치고 있지만 정작 지역농협과 농민조합원들에게 절실한 농산물 판로 개척과 같은 경제사업에는 인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금융이자 놀음에 치우친 농협중앙회 체제가 경제사업에 대한 상호금융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면 농협상호금융연합회의 독립과 함께 농협중앙회 체제를 농협연합회로 전환하는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역대 정권들이 탐욕을 채우려 농협중앙회를 휘둘러 온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이런 적폐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 농민 조합원과 지역농협을 위한 공익 기능을 잘 살려 도시와 농촌을 잇는 우리 사회의 모범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