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정기주총 시즌을 앞두고 KB금융지주에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선임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는 앞서 지난해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하승수 변호사를 추천했으나 선임에 실패한 바 있다.
다만 최근 KB금융이 사외이사 평가결과 허위 보고 논란으로 사외이사제도에 의문을 드러낸 가운데, 정부까지 소액주주들의 참여 확대를 주문하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는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주주제안권을 근거로 사외이사를 추천할 계획이다. 주주추천 사외이사를 통해 경영진을 전횡을 견제하려는 취지다.
금융회사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0.1%의 주식만 보유하면 ‘주주제안권'을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 이에 KB국민은행 지부도 우리사주를 통해 사외이사를 추천할 예정이다.
앞서 한 차례 실패를 경험한 노조는 이번 주총에서도 단일 후보 추천에 나설 방침이다. 당초 복수후보 추천에 나서는 방안도 논의 됐으나 막판에 단일 후보를 추천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류제강 KB국민은행 지부 수석부위원장은 “당초 실패 확률을 줄이고자 복수후보를 추천하는 방안도 논의됐으나 소수지분을 가지고 복수후보를 추천할 경우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단일후보를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노조는 앞서 하 변호사 추천 당시 글로벌 의결권자문사 ISS가 하 변호사에 대한 평가를 뒤바꾼 점에 주목하고 후보 선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현재 후보군 풀에 대한 검증을 마무리한 상태에서 최종 후보자 선정을 앞두고 있다. 최종 후보자로는 비법조인이 거론되고 있으며, 최종 선정된 후보자는 다음주 공시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KB국민은행 지부의 주주 추천이 성공할 경우 KB금융은 물론 신한금융이나 하나금융 등 전 금융권으로 근로자추천 이사제의 도입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노조 신한은행 지부는 물론 하나은행 지부도 사외이사 추천을 검토하고 있다.
류제강 수석부위원장은 “노조가 추진하는 주주추천 사외이사는 주주에게 대리권을 받은 경영진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감시하기 위한 것으로 경영에 간섭하려는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