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후 5시 독립기념관에서 천안 K-컬처박람회(4~8일)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선 곳이 두 군데 있었다. 한 곳은 K-푸드산업전시관이고, 또 한 곳은 거기서 가까운 푸드존이었다. 전시관 줄은 한 참가업체가 나눠주는 신제품 꾸러미를 받으려는 것이고, 푸드존 줄은 인기음식을 사려는 것이다.
K-푸드산업전시관은 지난해에 이어 라면업체 농심의 신제품 홍보장이 됐다는 느낌이다. 농심은 전시관 입구에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했다. 관람객이 전시관에 들어오면 맨먼저 마주치는 곳이다. 전시관의 얼굴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농심은 신제품 알리기에 급급해 K-푸드 미래에 대한 어떤 메시지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박람회 측은 이 전시관 목적을 “K-푸드 관련 제품과 국내외시장 동향을 전시하며 문화적 위상을 제고함”이라고 명시했다. 17곳 업체가 참가했는데 K-푸드의 국내외 시장동향을 전하고 있다고 말할만 곳은 없었다. 전시관서 선보인 메기구이, 쭈꾸미, 소막창이 세계인의 K-푸드가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
양반김 브랜드로 유명한 동원F&B가 내놓은 김스낵만이 그 제품의 참신함으로 전시관 이름값을 했다. 한 관람객은 “천안공장이 있다고 남양유업이, 세계적 라면 브랜드라고 농심이, 별다른 컨셉도 없이 넓은 자리를 차지하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반면 푸드존(지역업체 12곳, 푸드트럭 8곳)이 전시관을 대신해 K-푸드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다. 음식거리가 독립기념관 광복의 큰다리 위에 깔끔하게 조성됐고, 음식 구색도 잘 갖춰졌다는 평을 받았다.
K-푸드 만두와 떡볶이가 특별히 인기를 끌었다. 천안 대표업체인 ‘부흥만두’와 ‘팔팔닭떡볶이’가 관람객들 입맛을 빼았었다. 넓게 마련된 취식공간도 푸드존의 위상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