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우성7차 수주전 과열…삼성물산vs대우건설 ‘정면충돌’

개포우성7차 수주전 과열…삼성물산vs대우건설 ‘정면충돌’

기사승인 2025-06-20 16:31:46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단지 전경. 조유정 기자

공사비가 6778억원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 ‘개포우성7차’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놓고 삼성물산과 대우건설 간 수주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양측은 고소에 나서며 법적 공방으로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개포우성7차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참여했다. 양사의 맞대결은 지난 2020년 5월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 3주거구역 수주전 이후 5년 만이다. 당시 삼성물산이 52%의 득표율로 대우건설을 제치고 사업권을 따냈다.

개포우성7차는 1987년 준공됐으며 최고 14층, 15개동, 802가구 규모다. 용적률이 157%로 낮은 편이라 재건축 사업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개포우성7차는 재건축을 통해 지하 5층~지상 35층, 총 1122가구 단지로 시공될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문에 조합이 추산한 예상 공사비는 약 6778억원으로 3.3㎡(평)당 880만원 수준이다.

해당 단지는 입지 조건도 좋다. 3호선 대청역에 인접해 있고, 일원초·영희초등학교 등이 위치해 있다. 주요 학군지이면서 강남 핵심 상업지구와도 가깝다.

우수한 사업성에 가장 먼저 입찰 의사를 밝힌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18일 입찰보증금 150억원을 납부했다. 지난 12일 김보현 대표이사가 직접 개포우성7차를 방문해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대우건설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인천국제공항 등 유명 건축물 설계에 참여한 장 미셸 빌모트와 협업하고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을 강남 최초로 적용하는 구상도 내놨다.

삼성물산은 입찰 마감 3일 전 입찰보증금 150억원을 납부했다. 삼성물산 측은 “입찰 마감 3일을 앞두고 현금으로 입찰보증금을 납부한 것은 그만큼 수주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세계적인 디자인 설계사인 아르카디스와 협업해 개포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완성해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짓겠다는 계획이다.

수주전 과열…맞고소까지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의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회사 간 고소전까지 벌어졌다. 삼성물산은 지난 16일 개포우성7차 재건축 정비사업장에서 경쟁사인 대우건설의 협력사 소속 직원 A씨를 도시정비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A씨가 조합원 B씨와 개인적으로 식사를 한 것이 불법 홍보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대우건설 홍보 직원이 조합원을 차에 태워 이동해 식사하는 등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조합원과 개별 접촉을 해서는 안 된다. 이는 불법 홍보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조합 감시단이 이 사안에 대해서 불법 정황이 있었는지 확인을 했고 조합 측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우건설은 삼성물산을 맞고소했다. 삼성물산 측 홍보요원이 대우건설 협력사 직원을 미행하고 불법 촬영을 했다는 이유다.

전문가는 지역적 특성과 함께 높은 사업성을 치열한 경쟁의 배경으로 꼽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권 정비사업이라는 점과 개포 일대 정비사업이 대부분 마무리 됐다는 점이 수주 경쟁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개포라는 지역 특성상 일반분양을 해도 선호도가 높아 미분양 리스크가 덜해 사업성도 좋다는 점도 수주 열기를 높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개포우성7차 시공사 선정 총회는 오는 8월 열릴 예정이다. 조합은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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