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지도부 재정비를 예고하면서 차기 당권주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당권주자들은 공식 활동과 당 관계자 접촉 등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대표 출마’에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등산과 현충원 방문 등으로 공개 행보를 이어갔다. 김 전 후보는 지난 14일과 4일 북한산 백운대·관악산을 등반했다. 지난 6일에는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러 ‘호국영령이시여 대한민국을 지키소서’라는 글을 남겼다.
김 전 후보의 공개 행보는 차기 전당대회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민단체들은 김 전 후보의 당대표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김 전 후보는 지난 대선 때도 시민단체들의 기자회견 직후 대선에 출마한 바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지난 주말부터 강원과 인천, 제주도를 들러 ‘5대 개혁안’ 의견을 듣고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대표를 역임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에게 당대표 출마 권유를 받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 21일 제주4·3평화공원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임기가 많이 남지 않았지만, 당원 여론조사에서 최대한 당심을 반영하려 한다”며 “이 방법이 어렵다면 차선책을 선택해 개혁의 의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큰 집’을 언급하면서 당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나 의원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 혁신을 위한 충정이 있다면 누구나 (개혁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낙연 전 국무총리,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 등 국민·나라를 걱정하는 민주세력도 함께 하도록 더 큰 집을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 개혁은 어설픈 리모델링으로 안 된다. 당의 기초부터 다시 세우는 재건축으로 다시 집을 지어야 한다”며 “계파 편 가르기로는 반쪽짜리 개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 18일부터 당 텃밭인 대구에 들러 민심 투어를 진행했다. 안 의원은 대구시당에서 간담회를 열고, 서문시장을 들러 지지자들을 만났다.
그는 대구시당 간담회에서 “법치주의를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너고, 유능한 경제정책으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며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도 중요한 보수의 가치다. 헌법재판소 만장일치 이후에도 탄핵에 반대한다면 전당대회에 나와선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후보가 결정되고 본격적으로 선거에 돌입한 상황에서도 저 혼자만 후보를 도운 측면이 있다”며 “당내에서 힘을 합치지 못한 게 (대선) 패인이라 생각한다. 혁신을 통해 고쳐져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당대표 출마를 두고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의원들은 한 전 대표의 출마에 찬반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
제9회 지방선거(지선)’는 대선의 영향으로 힘든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차기 당대표는 지선 패배와 함께 책임론을 짊어져야 하는 상황이다. 한 전 대표가 당 주류세력의 개혁을 외치는 만큼 지선 책임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친한계 관계자는 전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 상황이 변하지 않은 만큼 당장 출마를 말하기 어렵다. 내부에서도 출마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며 “지선에서 진다면 한 전 대표에게 패배 책임론을 꺼내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