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맥’이 돌아왔다. 이번엔 감독이 아니라 코치다. 라이즈 그룹(하위조)으로 떨어진 디플러스 기아를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김대호 신임 코치는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디플러스 기아 사옥에서 진행된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아직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서로를 알아가며 성향을 파악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일 디플러스 기아에 합류해, 우선 1~2라운드 경기 복기부터 시작했다. 김 코치는 “팀원들과 기존 경기들을 함께 보며 당시 어떤 생각으로 플레이했는지 파악하려 했다”면서도 “결국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 스크림을 함께 해보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디플러스 기아 합류 배경을 묻자, 김 코치는 “제가 2년 동안 뚜렷하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다만 같이 한 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는 많이 배우고 얻어갔던 시간이다. 개인의 성취나 발전은 꽤 있었다고 본다. 잘할 자신이 있던 상황에서 디플러스 기아의 제안이 왔다. 디플러스 기아가 저를 나쁘지 않게 생각해 줬고, 해보고 싶다는 동기가 생겼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좋은 성적에 대한 욕심이 있다. 디플러스 기아 선수들도 다들 뛰어나지 않나. 꿀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은 뒤 “또 여기엔 저와 같이 한 선수들이 한 명도 없어서 ‘함께하면 어떨까’라는 호기심도 있었다. 그들의 방향성을 잘 잡아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코치는 올 시즌을 앞두고 LPL(중국) 징동 게이밍(JDG) 감독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지난 4월 건강 이슈로 JDG와 계약을 해지했다. 2개월간 휴식 후 디플러스 기아에 들어온 김 코치는 “건강이 좋지 않고 약해져 있었다. 힘든 상태였다”고 계약 해지 당시를 돌아봤다. 중국에서 배운 점에 대해서는 “LPL은 LCK와 운영 기조, 게임 템포가 다르다. 교전 지향적이고 싸움을 잘 안 피하는 성향이 있는데, 거기에 제 스타일을 잘 녹여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독 때와 마찬가지로 팀을 위하고 있다던 김 코치는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저는 잘하는 걸 하려고 여기 왔다”며 “제 역량을 펼칠 수 있게 판을 깔아준 기존 코칭스태프진과 선수들에게 고맙다.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벵기’ 배성웅 감독과 호흡에 관해 김 코치는 “같이 지낼수록 생각도 깊고 좋은 사람이라 느낀다. 합을 맞춰 나가는 게 편안하다. 아직 본격적인 연습을 하지는 않았지만, 벌써 조율이 원활하게 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강조했다.
김 코치는 디플러스 기아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쇼메이커’ 허수를 지도하게 됐다. 허수를 천재형 선수라 느꼈다던 그는 “게임 센스, 판단 능력이 너무나 뛰어나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도 “사람이 너무 좋다는 게 단점이다. 이타적인 성향이 게임에도 묻어 나오면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좋아도 장기적으로는 안 좋을 수 있다. 워낙 육각형의 선수라 그런 것도 있다”고 바라봤다.
‘루시드’ 최용혁을 ‘피지컬이 압도적인 선수’라고 평가한 김 코치는 ‘시우’ 전시우에겐 ‘미스테리한 선수’라는 평을 남겼다. ‘베릴’ 조건희에 대해서는 “무의식적인 상황 판단이 매우 훌륭하다. 그러나 수행 능력이 전성기에 비하면 조금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때 판단조차 틀렸다고 생각할 수 있어서 그걸 잡아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김 코치는 “밖에서 디플러스 기아를 봤을 때 ‘잘하는데 왜 못하지’라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님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다”며 “3라운드 개막 후에 드라마틱하게 팀이 변하기 힘들 수 있지만 잘 해내겠다. 디플러스 기아가 다시 영광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통스럽더라도 지켜봐 달라”고 팬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