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이노텍이 미국 라이다(LiDAR) 전문기업 아에바(Aev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자율주행 센서 시장 공략에 나선다. 차세대 라이다 모듈을 아에바에 공급하고, 오는 2027년까지 자율주행차·로봇용 라이다를 공동 개발한다.
LG이노텍은 아에바와 라이다 공급 및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LG이노텍은 이번 협약에 따라 아에바의 고정밀 라이다 제품에 자사 모듈을 공급하고, 아에바의 지분 약 6%를 인수할 계획이다. 총 투자 규모는 최대 685억원(5000만달러)이다.
아에바는 주파수 변조 연속파(FMCW) 기반의 4D 라이다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미국 기업이다. 2022년부터 양산을 시작했으며, 현재 다임러 트럭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LG이노텍이 공급하는 첫 제품은 최대 500m 거리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 초슬림·초장거리 라이다 모듈이다. 차량 지붕에 설치되던 기존 라이다와 달리, 윈드실드(전면유리) 뒤에 장착 가능한 구조로 설계돼 디자인 자유도를 높였다. 크기도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특히 기존 비행시간 측정(ToF) 방식보다 진화한 FMCW 방식으로, 움직이는 물체의 거리와 속도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복잡한 도심 교통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인식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LG이노텍 측 설명이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라이다 기술을 자율주행차 외에도 로봇, 로보택시, 산업용 분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라이다 시장은 지난해 약 3조4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까지 약 21조4000억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36%에 달한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이번 협력은 단순 공급을 넘어 기술 동반자로서 함께 미래를 그리는 파트너십”이라며 “차별화된 고객 가치를 제공하는 라이다 제품군을 지속 확대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오는 31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아에바 데이(Aeva Day)’에서 협력 로드맵을 공개한다. 이 자리에는 LG이노텍 문혁수 대표와 아에바 공동창립자인 소로쉬 살레얀 CEO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다.
문 대표는 좌담회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고, 양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기술 협력 방향과 시너지 창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