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장악 日 냉동만두 시장…CJ제일제당, ‘K-교자’ 틈새 공략 통할까

75% 장악 日 냉동만두 시장…CJ제일제당, ‘K-교자’ 틈새 공략 통할까

기사승인 2025-07-30 06:00:08
일본 도쿄 나카메구로의 돈키호테 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비비고 전용 매대를 살펴보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일본 냉동만두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일본 내 교자 전문 브랜드 인수와 공장 운영에 이어, 이번에는 자체 건설한 대규모 생산시설을 가동해 비비고 만두의 현지 생산·공급을 확대한다. 일본은 이미 강력한 로컬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교자 본토’에서 CJ의 현지화 전략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일본 치바현 키사라즈시에 건설해 온 신규 만두 공장을 이달 중 완공하고, 오는 9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은 이미 일본 내 교자 전문 브랜드 ‘교자계획’을 인수해 오사카, 후쿠오카 등 4곳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 공장은 수입 이미지가 강했던 비비고 제품을 ‘현지 생산 K-푸드’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이다. 약 1000억원이 투입된 공장은 아카데미아 파크 내 축구장 6개 크기(약 4만2000㎡) 부지에 연면적 8200㎡ 규모로 조성됐다. 최첨단 생산 라인을 갖춘 이 공장에서 생산된 만두는 일본 전역에 공급될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일본 식품사업 매출은 2020년 2100억원대에서 2년 연속 성장해 2022년에는 3600억원대까지 확대됐다. 이후 현지 경기침체와 엔저(엔화가치 하락)의 영향으로 2023년 3236억원, 지난해 2828억원으로 주춤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4분기 들어 반등 조짐이 나타나며, 해당 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해 회복세에 대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일본 사업이 다시 성장 궤도에 올라섰다고 판단하고, 생산 인프라를 대형화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선 분위기다.

물론 시장 상황은 쉽지 않다. 일본 냉동만두 시장은 이미 강력한 기존 강자들이 장악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후지경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상위 두 업체, 아지노모토와 이트 앤드 푸드가 시장의 75% 이상을 점유 중이다. 탄탄한 유통망과 브랜드 충성도를 기반으로 한 이들의 벽은 결코 낮지 않다.

CJ제일제당의 일본 치바 신공장 조감도.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비비고 만두의 매출은 개별 품목으로 따로 집계해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일본 내 만두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며 “대표 제품인 비비고 왕교자를 중심으로 만두 제품들을 생산할 예정이며, 향후 조리 편의성을 강화한 현지화 신제품도 개발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장 설립은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 일본 시장 내 비비고 브랜드의 입지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최근 CJ제일제당은 일본 대형 할인매장 ‘돈키호테’에 비비고 전용 매대를 설치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 김스낵·컵우동 등 17종의 신제품을 판매해, 소비자 반응도 테스트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올해 안에 돈키호테 전 매장은 물론, 일본 전역의 600개가 넘는 PPIH 산하 유통 매장 전체로 입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일본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구매력이 보장된 시장일 뿐 아니라,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전반적인 소비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은 해외 시장에서도 ‘한국식 만두’라는 고유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각국 소비자의 입맛과 식문화에 맞춘 제품 개발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고수와 닭고기를 활용한 ‘비비고 치킨&실란트로 만두’나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비비고 찐만두’가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익숙한 재료와 조리법을 접목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CJ그룹 차원의 관심도 높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최근 일본 현장을 방문해 “일본에 다시 불붙은 한류 열풍은 K컬처 글로벌 확산의 결정적 기회”라며 “이미 준비된 일본 사업에서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 현지화와 글로벌 인프라 구축을 가속해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도약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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