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전단 뿌리 뽑겠다”…서울시-서울경찰청, 근절 협약 체결

“불법 전단 뿌리 뽑겠다”…서울시-서울경찰청, 근절 협약 체결

기사승인 2025-07-31 17:25:10
31일 오전 강남역 부근 전봇대에 붙어 있는 불법 전단지. 서지영 기자

서울시와 서울경찰청이 손을 잡고 불법 전단지 근절에 나선다. 전단 배포량 자체는 과거보다 줄었지만, 시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작은 틈까지 없애겠다는 취지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은 31일 서울경찰청과 ‘불법 전단지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청소년 유해매체물, 불법 의약품, 대부 광고 등이 담긴 전단지를 주 1회 이상 수거하고, 전단에 기재된 전화번호는 곧바로 ‘대포킬러’ 시스템에 등록해 1~2일 안에 해당 통신사에 번호 사용 중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대포킬러’는 불법 전단에 적힌 대포폰 번호에 2~3초 간격으로 반복 전화를 걸어 통화 중 상태를 만들어두는 시스템이다. 시민과 업자 간 연락 자체를 차단해 불법 거래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목적이다. 서울시가 2017년 전국 최초로 개발한 이래 길거리와 공중화장실은 물론 학교 인근까지 무분별하게 살포되는 전단 차단에 활용돼 왔다.

시는 지난해 7월 ‘대포킬러 2.0’을 도입하면서 시스템을 한층 고도화했다. 번호 정지 절차를 간소화하고, 차단 가능한 전화회선 수도 늘린 것이다. 이에 따라 불법 전단지에 기재된 전화번호 사용 정지 건수는 2019년 6173건에서 2025년 상반기 478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불법 전단지가 거리 곳곳에 뿌려지고 있다. 이에 시는 기존의 안내 중심 단속을 수사 중심으로 전환, 전단 제작부터 배포까지 유통 전반을 추적해 끊어내겠다는 방침이다.

유효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 안전수사과장은 “살포량이 해마다 줄고 있어 불법 전단 문제가 아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수년째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발본색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이날 오전 둘러본 서울 강남 일대에서도 거리 전단은 눈에 띄지 않았다. 강남은 과거 불법 전단이 집중적으로 배포되던 대표 지역이다. 실제로 지난해 3월까지 약 1년간 강남구에서 수거된 전단지의 총 무게는 일평균 258㎏에 달했다.

서울시는 전단과 관련된 구체적인 피해 사례가 최근엔 드러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과장은 “불법 의약품이나 유해 전단 관련 신고가 마지막으로 접수된 건 6개월 전쯤”이라며 “음성적으로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피해자들이 드러내지 않는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추천해요
    0
  • 슬퍼요
    슬퍼요
    0
  • 화나요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