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꺾인 항공株, 언제 날 수 있을까?

날개 꺾인 항공株, 언제 날 수 있을까?

항공株, 3Q 실적 부진…4Q, FSC는 개선
LCC, 더 치열해지는 경쟁…치킨게임 우려

기사승인 2025-10-02 15:50:15
대한항공 제공

코스피가 반도체주를 필두로 고공비행 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항공주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0월 황금연휴 특수와 중국 관광객 유입 효과가 항공주 주가에 힘을 실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해 다소 엇갈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9월 한달(1~30일) 동안 4.2% 빠졌다. 아시아나항공도 2.2% 하락률을 기록했다. 저가항공도 마찬가지다. 제주항공은 2.9% 떨어졌고, 진에어는 6.7% 하락했다. 티웨이는 1.3% 상승에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7.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항공株, 3Q 실적 부진→4Q, FSC는 개선

최장 10일간 이어지는 황금연휴로 여행 수요가 9월에서 10월로 이연된 탓에 3분기 국제선 여객 운임이 줄어들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강화 여파로 미주 노선 수요도 감소했으며 미국 관세 불확실성으로 화물 운송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1.3% 감소한 4248억원으로 시장 컨세서스를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이민자 단속 강화가 엉뚱하게도 한국인들의 미국 여행 수여 억제로 이어지면서 미주 노선 매출 비중이 큰 대한항공의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FSC에 대해서는 여객수요가 회복됨에 따라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하지만 LCC에 대해선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는 국제선 여객이 부진했지만 4분기 장기 연휴와 중국인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 시행 효과로 아웃바인드와 인바인드 수요 모두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그는 “중국 노선은 FSC 비중이 LCC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파악돼 대한항공의 수혜 강도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판단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중국인 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을 한시적으로 허가했다. 따라서 국내·외 전담여행사가 모객한 3인 이상 중국인 단체관광객은 내년 6월 말까지 최대 15일간 비자 없이 국내에 체류할 수 있다.

최민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합병 이후 시장 지배력 강화라는 핵심 모멘텀이 건재하고 비용통제 능력과 운임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항공업종 내 최선호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LCC, 더 치열해지는 경쟁…치킨게임 우려

LCC에 대한 시각은 다소 부정적이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다 환율변수에 FSC보다 취약하다는 점에서 실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항공사들은 항공기 리스비와 항공유 등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이들 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악화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다시 1400원 선을 웃돌고 있다. 

지난 30일엔 신규 저비용항공사인 ‘파라타항공’이 첫 정기편(양양→제주)을 띄우며 출범을 알렸다. 이로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총 9개로 늘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권이 기차표보다 싸다는 얘기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며 “LCC가 운행하는 노선은 제한돼 있는데 항공사는 9개나 되다보니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개별적 이슈가 있는 제주항공의 경우 지난해 말 항공기 사고 여파로 올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392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입금 상환 등을 합한다면 총 6904억원의 자금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는 것.

강성진 연구원은 “유상증자 가능성 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수적인 투자의견을 제시한다”면서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679.4%로 반년 만에 134.6%포인트나 증가했다는 점에서 부채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3분기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8% 감소한 8억원을 전망한다”며 “시장 컨세서스를 95.4% 밑도는 수치”라고 말했다. 성수기를 맞아 운항편수를 크게 늘렸지만 탑승률이 저조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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