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 전환’ 승부수 던진 LG디스플레이…중국과 기술 격차 다시 벌린다

‘AX 전환’ 승부수 던진 LG디스플레이…중국과 기술 격차 다시 벌린다

기사승인 2025-08-05 17:20:55
LG디스플레이 인공지능 전환(AX) 도입 성과. LG디스플레이 제공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기술 추격이 거세지는 가운데, LG디스플레이가 인공지능(AI)을 무기로 반격에 나섰다. 설계부터 생산, 사무까지 자체 개발한 AI를 전사에 적용해 3년 내 업무 생산성을 30%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AI실장은 5일 열린 ‘AI 전환(AX) 온라인 세미나’에서 “중국 업체의 도전이 굉장히 거세다. 여기서 살아남고,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은 인공지능(AI)”이라며 “LG디스플레이는 AI에 진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BOE는 애플 맥북용 LCD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 51%를 기록하며 LG디스플레이(35%)를 앞섰다. BOE는 올해 관련 패널을 1150만대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9%에서 12%포인트(p) 급등한 수치다.

OLED 분야에서는 아직 LG디스플레이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LCD에서처럼 빠른 추격이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닌 ‘활용 능력’에 방점을 찍고 AI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제 설계와 생산 현장에 도메인 특화 AI를 적용해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AI 기반 생산 체계를 도입해 연간 약 2000억원 규모의 수익성을 개선했으며 자체 AI 어시스턴트를 개발해 연간 100억원가량의 비용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설계 부문에선 이형(異形) 패널 설계를 자동화하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평균 한 달 걸리던 작업을 단 8시간 만에 끝낼 수 있게 됐다. OLED 광학 설계도 5일에서 8시간으로 단축했다.

제조 공정에서는 자체 개발한 ‘AI 생산체계’를 통해 품질 개선 시간을 평균 3주에서 2일로 줄였다. 

사무 부문에서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사내 문서 200만 건을 학습한 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는 회의록 작성, 메일 요약, 지식 검색 등을 수행하며 하루 평균 업무 생산성을 10%가량 끌어올렸다. 하반기에는 보고용 PPT 초안 작성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하이디는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EXAONE)’ 기반으로, 외부 정보 유출 위험 없이 보안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

LG디스플레이는 5일 AI 전환(AX)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다. 왼쪽부터 이희동 LG디스플레이 설계AI팀장, 이영주 LG디스플레이 제조AI실장. 김도현 LG디스플레이 EA팀 책임. 안보슬 LG디스플레이 R&D DX팀 책임. 온라인 세미나 화면 캡처 


LG디스플레이는 설계와 사무, 공정 외에도 장비 제어까지 AI가 수행하는 ‘피지컬 AI’ 도입 여부에 대한 질의응답에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희동 설계AI팀장은 “타사 대비 설계 AI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고, 현재 우위에 있다”고 밝히면서도 “디스플레이 업계는 나노미터 단위의 초정밀 공정이 많아, 피지컬 AI 적용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AX 전략을 바탕으로 OLED 중심 사업 구조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시장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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