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멍멍이랑 무더위 날려볼까…빌딩숲 속 ‘마포 댕댕이 물놀이장’ [르포]

올여름 멍멍이랑 무더위 날려볼까…빌딩숲 속 ‘마포 댕댕이 물놀이장’ [르포]

이달 31일까지 서울 마포구 반려동물 캠핑장서 운영
대형견·중소형견 물놀이터 분리…예약 시 이용 가능

기사승인 2025-08-10 06:00:09
토이푸들 로또가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노유지 기자

구명조끼를 입은 토이푸들 ‘로또’가 수영장 가장자리를 따라 헤엄친다. 로또는 8살 동갑내기 토이푸들 ‘짬띠’와 함께 여름 한낮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짬띠의 보호자 김해란(54·여)씨는 “마포구에서 반려견 전용 물놀이장을 마련했다는 소식을 일찍 접하긴 했지만, 마을과 이렇게나 가까운 거리에 있는 줄은 몰랐다”며 웃어 보였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난지한강공원. 절기상 입추가 하루 지났는데도 최고 기온은 32도를 웃도는 가운데, 반려견과 보호자들이 무더위를 피해 ‘댕댕이 물놀이장’으로 모였다.

지난 2일 ‘마포 반려동물 캠핑장’에서 운영을 시작한 이 물놀이장은 올해로 2살이 됐다. 마포구는 지난해 난지한강공원에 2863㎡ 규모의 반려견 동반 캠핑장을 개장해 매 여름 야외 물놀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선 대형견과 중소형견 공간을 분리해 운영 중이다.

캠핑장 한가운데 설치된 튜브형 수영장 안에선 포메라니안 ‘보리’가 6살 생애 첫 헤엄을 쳤다. 보호자 정설희(27)씨는 “반려견이 이용할 수 있는 사설 수영장을 알아보다 마포구가 물놀이장을 운영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무료로 진행된다는 말에 고민 없이 예약했는데, 방문 바로 전날까지 예약 신청을 받는다는 점도 참 좋은 것 같다”고 전했다.

포메라니안 보리가 비행기 모양 튜브 위에서 잠깐의 수영을 마치고 휴식을 즐기고 있다. 노유지 기자


보리는 이날 튜브보다 물속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구에 따르면 개장 이후 7일까지 총이용객은 140명으로, 115마리의 반려견이 캠핑장에서 물놀이를 즐겼다. 캠핑장 관계자는 이날 하루에만 오후 2시 기준 반려견 27마리가 방문했다며 “정기 휴무인 월요일과 계속 비가 내렸던 이틀을 빼면 3일간 방문객이 몰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수영장 바로 옆에는 햇볕에 달아오른 바닥을 식히기 위해 마련된 작은 분수가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캠핑장 관리실 앞에는 반려견 전용 구명조끼와 드라이기도 마련됐다. 물놀이를 일찍 마친 짬띠는 털을 말리기 시작했지만, 덩치만 커다란 3살 ‘랑이’는 대형견을 위해 따로 마련된 물놀이터에서 뛰노느라 바빠 보였다.

보호자 김미진(38)씨는 “수심이 깊지 않다 보니 수영을 꺼리는 대형견도 안심하고 물속에서 노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씨와 함께 이번 행사에 방문한 함승은(26)씨는 셔틀랜드 쉽독 ‘르미’의 보호자로, 올해에만 세 차례 물놀이를 다녀왔다.

함씨는 “반려견이 출입 가능한 사설 수영장은 이용료가 10만원을 훌쩍 넘을 때도 있다”며 “르미가 물을 좋아하다 보니 사계절을 가리지 않고 물놀이를 자주 다니는데, 대형견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수영장은 여기가 유일한 것 같다”고 밝혔다.


대형견 랑이(가운데)와 셔틀랜드 쉽독 르미(오른쪽)가 즐거운 표정으로 물놀이장을 돌아다니고 있다. 노유지 기자


2014년 반려동물등록제 시행 이후 현재까지 마포구에 등록된 반려견은 1만9030마리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지난 2일 “반려동물은 이제 단순한 반려를 넘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시설을 통해 건강하고 따뜻한 반려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댕댕이 물놀이장은 오는 31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오후 6시 사이에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 휴장하며 입장료는 전액 무료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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