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약 개발 동물실험 금지…‘인공장기·AI 예측’ 기술 대안으로 부상 [2025 미래의학포럼]

美 신약 개발 동물실험 금지…‘인공장기·AI 예측’ 기술 대안으로 부상 [2025 미래의학포럼]

기사승인 2025-08-21 13:32:13
우선욱 식품의약품안전처 비임상자원연구과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미래의학포럼 2025’를 통해 ‘비동물실험 신약 개발 시대, 규제당국의 준비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유희태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의약품에 대한 동물실험 축소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신약 개발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할 전망이다. 동물실험 대체 기술로 인간 장기 구조를 모사한 오가노이드, 인공지능(AI) 독성 예측 모델이 유망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건물 12층 컨벤션홀에서 국민일보·쿠키뉴스가 주최·주관한 미래의학포럼이 ‘비동물실험 신약 개발 시대 :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비동물실험 신약 개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것은 동물실험 무용론이 제기되면서다. 동물과 사람의 면역체계가 달라 안전성 확보에 한계가 존재했다. 또 전임상 시험 결과가 임상시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약 37~60% 정도로, 치료 효능 예측 정확도가 높지 않았다. 지나치게 많은 동물이 희생돼 비윤리적이라는 목소리도 높았다. 여기에 FDA가 지난 4월 항체 의약품을 시작으로 신약 허가 요건에서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대안 독성평가 기술인 신규접근법(NAMs)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하며 논의가 본격화됐다.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한 것으로, 동물실험 대비 높은 정확도를 기대할 수 있다. 선두 기업으로는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꼽힌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신약 개발 초기 단계의 비임상 평가를 대체할 수 있는 ‘오디세이(ODISEI)’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유종만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실제 사람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개발 시간과 비용이 단축된다”며 “약물 투과도 분석 시험에선 동물실험 데이터보다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AI를 활용하는 방식도 있다. 항체의 유전자 서열, 임상 결과를 AI가 학습한 뒤 신약 후보물질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 전 과정을 가속화할 수 있다. AI 데이터를 바탕으로 혁신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기업인 스탠다임의 송상옥 대표이사는 “AI를 활용하면 예측력과 효율성이 높아지고,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객관적 증거 기반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탠다임은 AI 기술로 상업화가 가능한 신약 후보물질을 효율적으로 발굴하고, 기술 이전을 통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면서 “공동 연구를 통해 적응증을 확장해 나가는 등 파이프라인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했다.

정부도 지난 2009년 한국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를 설치하면서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선욱 식품의약품안전처 비임상자원연구과장은 “동물대체시험법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정부는 가이드라인 제안, 산·학계 협력체계 구축, 국제 협력 등을 추진하며 동물실험대체시험법 개발에 대한 정책 지원을 지속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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