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에 지역 병원은 인력난…“의사도, 대책도 없다”

전공의 복귀에 지역 병원은 인력난…“의사도, 대책도 없다”

요양병원들, 당직의 찾기에 나서
“환자 돌봄 서비스 저하 발생할 수 있어”

기사승인 2025-08-23 06:00:11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곽경근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병원을 떠났던 전공의들이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지원하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으로 돌아오자, 지역 요양병원과 중소 병원들은 심각한 인력난에 직면했다. 의료대란 시기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전문의를 대거 채용했고, 그 공백을 채우던 전공의들마저 복귀하면서 이중의 인력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병원들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최근 진행된 하반기 모집에 적극 지원했다. 이른바 수도권 빅5(가톨릭중앙의료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모집 정원의 70~80%가 채워졌다는 설명이다. 군 입대나 개원으로 빠진 인력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전공의가 복귀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병원에서 근무 중인 한 교수는 “돌아올 수 있는 전공의는 다 돌아온다고 봐야 한다”며 “병원들이 의료 대란 이전 수준으로 인력을 운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병원은 상황이 다르다.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수도권 병원들이 지역 전문의를 채용했고, 이들의 빈자리를 메우던 전공의들까지 빠지면서 인력난이 가중됐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의료대란 당시 사직한 전공의 8791명 중 5399명이 일반의로 취업했다. 이 가운데 60.3%는 지역 의원, 24.3%는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등으로 향했다. 일반의로 취업했던 전공의들이 일시에 복귀하면서 지역 병원 약 5000명의 결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이다.

임선재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은 “지역 의료기관의 인력난은 의료대란 여파”라며 “수도권은 지역 전문의로, 지역은 사직 전공의로 겨우 인력을 채웠지만 이번 복귀로 다시 공백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 공고 이후 의사 구인 사이트에는 “근무하던 당직의가 수련 복귀로 그만둬 대체 인력을 구한다”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원자는 거의 없어 요양병원 등에서는 환자 돌봄의 질 저하 우려가 나온다. 과거 의사 1명이 환자 35명을 관리했다면, 현재는 50명이 넘는 경우도 많다.

임 회장은 “대체 인력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남아 있는 의사들의 업무 부담이 커졌다”며 “의사당 담당 환자 수가 지나치게 많으면, 관리 공백이 발생해 환자들이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내놓을 수 있는 해결책도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며 “의사도, 대책도 없는 상황이라 참 답답하다”고 덧붙였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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