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첫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된 이억원 후보자가 기획재정부 차관 퇴직 후 3년여간 여러 사업장에서 ‘겹치기 근무’를 하며 6억원 넘는 금액을 벌어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강민국 의원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이 주장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2022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총 8곳에서 근무했다. 이 중 6곳에서 6억2662만원에 달하는 근로소득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는 2022년 8월부터 2024년 7월까지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근무하며 급여 1억2140만원을 받았다. 2022년 10월부터 작년 2월까지는 이브로드캐스팅 사외이사로 근무하며 급여 4972만원을 받았다.
또 2023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LF 사외이사로 1억6019만원,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고려대학교 미래성장연구원 특임교수로 재직하며 3120만원, 작년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CJ대한통운 사외이사로 1억2174만원을 받았다.
이외에도 2022년 퇴직 이후 작년 12월까지 35회에 걸친 자문 및 강연 고문료로 기타소득 2283만원, 사업소득 1억1799만원 등 총 1억4082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했다.
특히 강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22년 이브로드캐스팅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학연을 기반으로 해당 기업의 상장 추진 과정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후보자와 이브로드캐스팅 대표는 같은 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동문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퇴직 3년여 기간 동안 6억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기 위해 문어발식 사외이사 등재와 수십 차례 자문 및 고문 등 프리랜서 활동까지 하면서 제대로 된 업무를 할 수 있었는지는 상식의 문제이다”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퇴직 후 연구위원·특임교수·사외이사 등의 업무를 맡아 자문·고문, 강의, 이사회 참여 활동을 했다”며 “각각의 모든 자리에서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LF, 씨제이대한통운㈜ 등에서 사외이사로 재임하면서 개최된 이사회에 성실히 참여하고, 통상적인 수준의 보수를 수령했다”면서 “대학교,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자본시장연구원 등에서의 자문 등 역할도 적극적으로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이브로드캐스팅 상장 의혹에 관해서는 “개별 실무에 관여하거나 부당하게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일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