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MRO 수혜, 중형 조선사까지 이어질까

미 해군 MRO 수혜, 중형 조선사까지 이어질까

기사승인 2025-08-30 06:00:08
7월31일 울산시 동구 HD현대중공업에서 건조 중인 선박의 모습. 연합뉴스

마스가 프로젝트의 훈풍에 힘입어 미국 해군의 해외 정비·유지(MRO) 사업 기회가 한국 조선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형사에 이어 중형 조선사까지 진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조선과 HJ중공업 등 중형 조선사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케이조선은 MRO 사업 기반 확충을 위해 대규모 인프라 확장에 착수했다. 최근 인수합병(M&A), 투자 유치 등을 통해 도크 2기와 안벽 3기를 추가로 확보하고, 12만 평 규모의 블록 생산기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는 등 생산 능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HJ중공업도 미 해군 함정 정비를 위한 필수 자격인 ‘함정정비협약(MSRA)’ 획득 절차를 밟으며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사업장 실사 등 까다로운 절차를 진행 중이며, 자격 획득 시 미 해군 MRO 물량을 직접 수주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한 공약 이행 계획에서 한미 조선 협력 강화와 중소 조선사들의 미국 MRO 시장 진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장비 대여와 시설 투자 등을 통해 중소형사가 독자적으로 미 해군 정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형사들의 MRO 시장 진출이 현실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한다. 이유는 미 해군의 안정성 선호다. 미 해군 입장에서 함정 정비는 군사안보와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재무 건전성과 사업 지속성이 검증된 대형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MRO 시장의 주도권은 대형 조선사들이 쥐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해 특수선 역량을 통합했고,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기업 비거 마린 그룹과 MOU를 체결해 미 해군 지원함 MRO 사업에 뛰어들었다. 한화오션도 ‘월리 시라’호 정비 사업을 마친 데 이어 7함대 보급함 수주와 필라델피아 조선소 인수로 현지 거점을 확보했다. 대형사들은 단순 정비를 넘어 향후 신규 건조 사업까지 겨냥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은창 산업연구원(KIET) 연구원은 “HD현대를 비롯한 대형사들의 특수선 사업부 물량이 충분한 상황에서, 미국이 사업적 리스크를 감수하고 중형사에 대규모 물량을 발주할 가능성은 낮다”며 “중형 조선소의 역할이 대두된다면, 대형사를 보완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 역시 “특수선 경험이 없는 삼성중공업까지 MRO 시장에 참여하는 현재의 경쟁 구도를 볼 때, 대형사 간의 치열한 경쟁만으로도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수혜가 하위 업체로까지 온전한 낙수효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다소 이르다”고 평가했다. 

이수민 기자
breathming@kukinews.com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