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의 내년도 보건의료 연구개발(R&D) 관련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편성된 예산 대부분은 민간에 투자하기로 했다.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2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내년도 총지출 137조6480억원 중 보건의료 부문 예산은 전년대비 3.7% 늘어난 18조9868억원이다.
이 가운데 바이오헬스 R&D 예산이 1조1232억원으로 책정됐다. 예산의 대부분인 1조690억원을 민간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14.6% 증가한 규모다.
R&D 투자는 크게 네 분야로 나눠서 진행할 계획이다. △질환 극복·넥스트 팬데믹 대응 분야에 244억원을 증액한다. △혁신 신약·의료기기 등 초격차 기술 확보에 437억원 늘어난 총 3798억원을 투입한다. 헬스 인공지능(AI)·AI 신약 개발 및 인재 양성 등에도 156억원 늘어난 1501억원을 편성했다. △의사과학자·중개임상·연구중심병원·글로벌협력 분야에도 546억원 증가한 2901억원을 투자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는 R&D 과제 중 14개 사업이 신규로 포함된다”며 “총 80개 과제에 대한 지원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투자 촉진과 활성화를 위한 예산도 전년 대비 10배 이상 늘어난 1194억원을 책정했다. 현재 운영 중인 K-바이오 백신 펀드 외에 정부 출자 600억원을 바탕으로 ‘임상 3상 특화 펀드’를 새롭게 조성한다.
제약·바이오, 의료기기, 화장품 등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진출도 적극 지원한다. 제약·바이오·의료기기·K-뷰티 분야에 총 631억원을 투입한다. △글로벌 클러스터 거점 진출(50억원) △전문컨설팅(40억원) △규제대응(45억원) △마케팅(100억원) △수출 바우처(50억원) 등을 지원한다.
또한 화장품 해외시장 판로 개척과 제품개발, 인프라 구축 등에 528억원을 쏟을 계획이다. 이는 전년 133억원 대비 3배 이상 투자를 늘린 것이다. 제조원료 국산화 지원에 50억원을 신규 지원하고, 총 25개사 미국 비처방의약품(OTC) 제조소 등록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새롭게 진행되는 사업으로는 ‘AI 진료 모델’이 있다. 국립대병원 14곳을 포함한 17개 권역 책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상용화된 AI 도구들을 구독료 형태로 돈을 내고 사용하는 것을 지원한다. 환자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예측하거나 의무기록·퇴원기록을 자동 요약하는 등 편의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선 의료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능 중심으로 도입해 확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의 기본적 삶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와 지역·필수·공공의료 확충 등을 통한 국민 건강 보호에 중점을 두고 2026년 예산안을 편성했다”며 “앞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설명·협의하고, 국민에게 꼭 필요한 보건복지 정책을 실현해 나가도록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