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C 지분 매각, 네 번째 무산…4조 몸값에 시장 냉담

NXC 지분 매각, 네 번째 무산…4조 몸값에 시장 냉담

경영권 없는 비상장 지분, 투자 매력 부족…정부 세외수입 계획도 차질

기사승인 2025-09-09 12:23:25
지스타 넥슨 부스. 유희태 기자

정부가 네 번째로 시도한 넥슨 지주사 NXC 지분 매각이 또다시 무산됐다. 경영권이 없는 30% 지분에 4조원대 몸값이 붙자 시장은 연이어 외면한 상황이다. 정부는 한 번 더 매각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조건이 바뀌지 않는다면 예비입찰에서 다시 실패한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8일 오후 마감된 NXC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이 유찰됐다”고 9일 밝혔다. 매각 대상은 넥슨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 회장 유가족이 상속세로 물납한 NXC 지분 30.64% 전량이다.

정부의 매각 시도는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정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위탁해 두 차례 NXC 지분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유찰된 바 있다. 공매가 두 차례 무산된 후 기재부는 지난해 12월 매각 주관사로 IBK투자증권을 선정하고 올해 6월 매각 공고를 냈으나 이마저도 무산됐었다.

시장에서는 NXC 매각 유찰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캠코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재부가 추진한 NXC 지분 최초 매각예정가는 4조7149억원이었다. NXC가 보유한 일본 상장사인 NEXON Co., Ltd(넥슨재팬) 지분 48.7%(지난해 12월말 기준)를 토대로 가치를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매각가도 약 4~5조원까지 거론된다.

문제는 지분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NXC 지분은 김정주 창업자 부인 유정현 사내이사가 33.35%, 두 자녀가 각각 17.16%씩 가지고 있다. 와이즈키즈도 1.69%를 보유하고 있지만 두 자녀가 이 회사의 지분을 50%씩 가지고 있어 정부 지분 빼고는 전부 유족의 소유라 사실상 경영권이 전혀 없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비상장사 지분을 4조원이나 들여 매입하면서도 의사결정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면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며 “지금은 누가 살지도 모르는 상황인 만큼 할인해서 팔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정부의 NXC 지분을 매수한다면 배당금 정도만 확보할 수 있다. NXC는 지난해 와이즈키즈에 4억원, 주요경영진에 174억원을 배당했다. 물론 성장하고 있는 넥슨을 활용해 밸류업에 나서는 등 주주환원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는 있다. 다만 단순 투자목적이라면 넥슨 주식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직접 매입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이렇다 보니 정부가 주식의 가격을 인하하는 등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해당 지분이 매각될 것으로 예상해 올해 예산안에 세외수입으로 3조7000억원 가량을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향후 NXC가 자사주 매입을 하는 방식으로 해당 지분이 처리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2인 미만이라서 (예비입찰) 성립이 되지 않았다”며 “다시 매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한석 기자
gkstjr11@kukinews.com
송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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