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로 몰려간 서학개미…코스피 연고점 ‘돌파’ 돌아오나

美 증시로 몰려간 서학개미…코스피 연고점 ‘돌파’ 돌아오나

기사승인 2025-09-10 11:11:32 업데이트 2025-09-10 11:14:28
쿠키뉴스 자료사진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가 랠리와 정책 실망감에 하반기 들어 서학개미 투자자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국내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서학개미의 국장(국내 증시) 복귀 가능성도 제기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유로, 미국, 일본, 홍콩, 중국 등 국가를 포함한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지난 8일 기준 1443억3000만달러(약 201조원)로 지난 상반기말(1337억달러) 대비 10.62% 증가했다. 특히 미국 주식 보관금액도 같은 기간 1364억1857만달러(약 190조원)로 상반기말(1258억4000만달러) 대비 8.40% 늘었다. 

이는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3% 오른 4만5711.3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0.27%, 0.37% 상승한 6512.61, 2만1879.49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미 3대 지수 모두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상승세는 지난해부터 부각된 인공지능(AI) 기술 중심의 빅테크 기업들의 훈풍이 주요했다. 일례로 대표 빅테크 종목인 엔비디아 주가는 9일(현지시간) 170.76달러로 장을 마치면서 올 상반기말(157.99달러) 이후 8.08% 올랐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지속되는 고용 쇼크에도 불구하고 실적과 성장 모멘텀이 받쳐주는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지수가 확장했다"고 설명했다.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보관 중인 미국 주식 종목도 빅테크를 비롯한 기술주에 집중됐다. 8일 기준 가장 많은 보관금액을 기록한 종목은 테슬라(220억달러)로 확인됐다. 이어 엔비디아(146억달러),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54억4400만달러), 애플(44억2400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34억4000만달러), 알파벳(33억3000만달러) 등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가 S&P500지수 중심의 상승세를 예상한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주식 풋옵션 및 변동성지수(VIX) 콜옵션 포지션을 고려할 때, S&P500은 6400선이 지지선으로 형성됐다. 해당 가격대가 유지될 경우 오는 19일 9월물 옵션 만기 전까지 6500선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또 CPI와 PPI가 예상치를 상회하지 않을 경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1개월 실현 변동성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다. 이에 9월 FOMC 및 옵션 만기 이후 S&P500은 6600선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같은 전망에도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로 발걸음을 돌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정책 상승 동력 재점화에 코스피가 연중 고점을 재차 경신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오전 장중 3308.33을 기록하면서 지난 2021년 7월6일(3305.21) 이후 약 4년 2개월 만에 최고점을 갈아치웠다. 

코스피의 상승세는 정책 모멘텀을 꺾은 요소로 평가받던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 강화 방침이 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의 여파로 보인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31일 상장주식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을 현행 5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연말 세금 회피를 위한 물량 출회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된 바 있다.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여야 대표와의 오찬 회동에서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조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도 9일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와 오찬할 때 (대주주 기준 관련) 정부의 최종 입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입장은 11일 예정된 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통령실에서 대주주 양도세를 원안 10억원에서 현행 50억원 유지로 검토 중이라는 입장 표명으로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했다”며 “이는 정책 기대감이 다시 회복할 것으로 볼 수 있다. 11일 기자회견에서 세제개편안 절충안 현실화 시 추가 상승 여력도 점쳐진다. 역사적 고점(2021년 7월6일 종가 3306p) 경신도 노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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