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美 요구대로 3500억불 현금 투자 땐 외환위기 직면”

李대통령 “美 요구대로 3500억불 현금 투자 땐 외환위기 직면”

“통화스와프 없이 현금 인출 땐 금융 안정 흔들려”
“혈맹 간 최소한의 합리성 필요”
美 공장 사태엔 “의도 아냐”

기사승인 2025-09-22 10:40:52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42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이 요구하는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가 한국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식 조건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1997년 외환위기와 유사한 충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진행돼 21일(현지시간) 공개된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한미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 요구대로 3500억달러를 현금으로 인출해 투자한다면 한국은 외환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한국에 일본과 같은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 펀드를 조성하면서 투자처 결정권을 미국에 넘겼고, 수익도 미국이 90%, 일본이 10%만 가져가는 조건을 수용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무역 합의를 이뤘지만, 펀드 운용 방식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4100억달러 수준인 한국 외환보유액의 두 배 이상을 쌓아두고 있으며, 엔화는 달러와 통화스와프 라인을 갖춘 국제 통화”라며 양국의 상황 차이를 부각했다. 이어 “실무 협상에서 제시된 방안들이 상업적 실행 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혈맹 관계라면 최소한의 합리성은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에 대한 미국 이민 당국의 급습 사태와 관련해선 “기업들이 대미 투자에 신중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건이 의도적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미국이 사과했고 합리적 대책을 마련하기로 합의했으며 현재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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