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마포구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곧 국토교통부가 마포구를 토허구역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매수 문의가 늘었습니다” (서울 마포구 공인중개사 A씨)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가 토허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매수 문의가 크게 늘었으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는 토허구역 지정만으로 집값 안정을 이루기는 어렵다고 봤다.
앞서 정부는 9·7 공급 대책을 통해 국토부 장관의 토허구역 지정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을 밝혔다. 본래 국토부 장관은 2개 이상의 시·도에 걸쳐 있는 지역이나 국가 개발사업 관련 지역에 대해서만 토허구역을 지정할 수 있었다. 서울의 경우 서울시가 토허구역을 지정했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 아파트 용지에 대한 토허구역 지정을 1년3개월 연장했다. 다만 마포구는 이번 지정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따라 곧 국토부 장관이 마포구를 토허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마포구로 매수 수요가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마포구 아파트 거래도 활발한 상황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마포구 아파트 거래량은 7월 120건이었으나 8월 173건으로 44.2% 증가했다. 9월 거래량은 79건(22일 기준)이다. 부동산 신거래가 신고 기한이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모두 신고되지 않은 8월과 9월의 거래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마포구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28% 올랐다. 신고가 거래도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마포더클래시 전용면적 59㎡는 지난 10일 19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지난 2월 17억2000만 원에 거래된 바 있어 7개월 사이 약 2억6000만원 올랐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59.9236㎡는 지난 4일 2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6월 같은 평수가 17억5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3개월 만에 3억1000만원 오른 것이다. 래미안공덕5차는 전용면적 59.959㎡는 지난 8일 1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14억9000만원에 거래된 적 있어 5개월 만에 약 2억9000만원 상승했다.
마포구 공인중개사 B씨는 “요즘엔 아파트 매물만 올려놔도 사겠다는 문의 전화가 쏟아진다”며 “수요가 워낙 많다 보니 매도자들이 1억씩 올려서 내놓는데도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앞으로도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당분간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국토부가 토허구역을 직접 지정할 수 있게 되면서 마포구도 지정될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생기고 있다”며 “이로 인해 매수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허구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조정대상이나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매수 심리가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는 토허구역 지정으로 집값을 잡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현재 마포구 토허구역 지정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문제는 앞서 강남3구와 용산구를 토허구역으로 지정했을 때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다. 거래량만 감소하고 신고가는 계속 나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어 “대출 규제 같은 ‘수요 억제’ 조치만으로 똘똘한 한 채 현상을 막을 수 없다”며 “공급은 꾸준히 하되 다주택자 규제 완화 등으로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