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에 이어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앞두고 있다. 여야가 국회법 개정안을 두고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이어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놓고도 본회의장에 한 명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놓고 단 한 명도 듣고 있지 않다”라며 “우원식 국회의장과 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3일 동안 밤낮을 교대하며 순환 근무를 하고 있는데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부의장은 무책임하게 교대 근무도 안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필리버스터 관련 국회법도 수정·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연구해서 개정안을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주 부의장은 이번 필리버스터를 앞두고 “사법 파괴의 현장에서 본회의 사회를 보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필리버스터가 나흘 동안 예정된 가운데 우 의장과 이 부의장이 삼 교대가 아닌 이 교대로 본회의 사회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우 의장은 지난 25일 주 부의장의 통보에 “매우 아쉽고 유감스럽다. 벌써 여러 번 반복된 일”이라며 “이러한 회피나 거부는 무책임한 태도일뿐더러 원활한 국회 운영에 폐해가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질타했다.
필리버스터 진행 중 반대 토론을 경청하지 않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태도도 꼬집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본회의장 사진을 게시하고 “완전 텅 빈 국민의힘”이라며 “필리버스터를 요구해놓고 한 명도 국회 본회의장에 없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진은 김남근 민주당 의원의 토론 도중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 내용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준혁 민주당 의원은 “(이번 필리버스터 대상은) 국회법 개정안 이었고 그 핵심은 국회기록원 설립 근거 마련과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른 상임위원회 명칭·소관사항 조정”이라며 “그러나 정작 국회기록원 설립이라는 중대한 사안은 토론의 주제가 되지 못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부조직법 개정에 대한 우려만 내놓았다. 그러나 국가를 실제로 흔들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해 온 이들이 감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이번 필리버스터는 진정한 대안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에 불과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법 개정안은 이날 오후 7시30분 정도에 필리버스터 종결 토론 후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버스터는 시작 후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현재 179명) 이상의 찬성으로 종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