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증시가 조정기를 거치는 가운데 연말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정책 동력에 힘입어 폭등세를 선보인 증권업종도 추가 상승 동력이 남아있다는 평가다. 특히 밸류에이션 부담에도 오버슈팅(실제 가치보다 주가가 더 오르는 것)할 가능성이 높게 분석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6월4일 이재명 정부 출범일 2770.84로 거래를 마친 이후 전날 종가 기준 3424.60으로 23.59% 급등했다. 이 대통령과 신정부가 코스피 5000시대 도약 등 증시 활성화 방침과 관련 정책을 시장에 공개하면서 투자자들의 마음을 충족시킨 영향이다.
그러나 코스피는 급등세를 선보인 뒤 최근 열풍이 다소 식은 모양새다. 코스피는 지난달 24일 장중 사상 최고가인 3497.95를 기록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반납하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피는 최근 6거래일간 2일을 제외하면 모두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조정은 9월 이후 폭등 랠리 과정에서 누적된 피로감을 덜어내는 성격이 있다”며 “차익실현 물량, 연휴 전 수급 공백 등이 맞물리면서 변동성이 몇 차례 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부터 코스피가 반등장세로 전환한 뒤 우상향 흐름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신영증권은 그동안 국내 증시가 10월부터 연말까지 전형적인 강세장을 펼쳤던 것을 근거로 들었다. 강기훈 신영증권 연구원은 “패턴분석 결과 국내 증시는 8월에 주로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이후 9월 저점을 다진 뒤 10월부터 12월까지 상승흐름을 이어갔다”며 “전형적으로 10~12월에 해당하는 4분기 동안 국내 증시는 강세장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절성 관점에서 10월은 신규진입 타이밍으로 판단된다”며 “물론 통계는 과거데이터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한계는 있지만, 예상되는 불확실성 요인인 9월 고용보고서, 미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을 제외하면 10~12월은 증시의 강세흐름이 지속적으로 나타난 구간”이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도 10월을 포함한 국내 증시의 중기적인 방향은 상방으로 평가하는 게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최근 코스피 강세를 주도하고 있는 △정보 정책 모멘텀 회복 △미국 인공지능(AI) 수요 확장성 △미 연방준비제도(Fed) 금리인하 기대감 △기존 주도주 상승 동력 유지 등이 당분간 훼손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통과를 앞두고 우회적인 교환사채(EB) 발행이 급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보완하는 형태로 해당 법안은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은 제도적 변화는 국내 증시의 자본비용(COE) 하락,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등을 점진적으로 만들어 낼 것이다. 여기에 세제개편안 절충안까지 가미되면, 국내 증시 하방 경직성은 이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증시 부양을 위한 제도 마련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증시 훈풍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상황이다. 이는 상반기 이후 코스피 상승세를 주도했던 정책 동력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전날 오후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코스피 5000 시대는 이재명 대통령의 간판 공약이기도 하다. 임기 내 코스피 5000 시대를 활짝 열 수 있도록 정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확실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증권주가 10월 이후 코스피 상승 전망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부각될 전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업종 내 최선호 업종은 증권”이라며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집행이 내년에 시작되면 30대 선도 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과 모험자본 투자가 집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련 산업의 유동성 공급으로 성장하는 초기 구간에서 증권사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증권주가 올해 급등세를 보이면서 부각된 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 우려를 뒤로 한 채 오히려 오버슈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26일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업종으로 구성된 KRX 증권 지수는 89.5%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1.1%)을 크게 웃돌았다.
강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에 따라 차익실현으로 연결되는 측면도 존재하지만, 올해 하반기와 내년은 증권업종이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일부 오버슈팅이 가능한 구간으로 판단한다”며 “주식시장 상승과 개인투자자의 시장 진입으로 증가된 거래대금은 자본 소요가 없는 수수료 증가를 의미해 ROE의 추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또 국민성장펀드 집행에 따라 공급된 유동성은 시장 리스크를 완화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며 “만약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이 자본시장으로 공급될 시 가계자산 머니무브를 기대할 수 있다. 이에 따른 기대감은 밸류에이션 오버슈팅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