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장 가동 중단 등 올 상반기 격동의 시기를 보낸 철강업계가 기저 효과 및 중국 감산 효과 등 기대감에 따라 하반기 반등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다만 미국의 철강 50% 관세가 본격화하는 등 여전히 크나큰 리스크가 상존해 시황 회복의 관망세가 길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올 3분기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698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전망치대로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7432억원) 대비 6% 감소하지만, 전 분기 대비(6072억원)로는 15% 상승하는 수준이다.
철강 시황이 점차 개선되면서 오랜만에 ‘본업’의 반등이 예상된다. 철강 사업회사 포스코의 3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130억원) 대비 21% 상승한 6220억원이다. 그간 중국산 공급 과잉에 따라 저가 철강재가 대거 유입되면서 원가 경쟁력에서 밀렸으나, 올해 초부터 중국 내부에서도 공급 과잉이 확산함에 따라 감산 정책을 본격화하면서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7월 중국의 누적 조강(쇳물) 생산량은 5억9447만톤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900만톤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연초 톤(t)당 200달러를 웃돌던 원료탄 가격이 180~190달러선을 맴돌며 하락해 원가 부담도 줄고 있다. 정부가 중국산·일본산 탄소강 및 합금강 열연 제품에 대해 잠정 덤핑 방지 관세를 부과하는 등 국내 기업 보호에 적극 나서는 점도 업황 개선세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에 현대제철 역시 3분기 예상 매출이 5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197억원으로 전망된다. 실적 예상치대로라면 영업이익 기준 전년 동기(515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정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판재류(강판)의 판매가격 상승과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스프레드 개선이 기대된다”며 “H형강도 견조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며 비수기 속에서도 실적을 개선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중국산 열연 반덤핑 관세 부과 효과가 본격화하면 4분기부터 열연 재고 해소되며 가격 인상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의 4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1897억원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등 50% 관세 여파가 하반기부터 본격화하며 대미 수출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월 대미 수출은 지난해 대비 1.4% 감소한 102억7000만달러로 보합 수준이었지만, 대미 철강 수출이 14.7% 감소하는 등 수출 부진 현상이 3분기 내내 이어지고 있다.
기업 개별 리스크도 존재한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안전 문제가 불거진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중단 등 여파로 자회사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데다, 리튬 사업이 다소 주춤한 상태다.
현대제철의 경우 철근 수요 회복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4월과 7~8월 철근 공장 가동을 중단하며 재고를 조절했음에도 건설경기 부진 장기화로 3분기 국내 철근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162만톤을 기록하며, 철근 유통가격이 2분기 말 톤당 72만원에서 9월 69만원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업계 안팎에선 철강 시황이 천천히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란 낙관론을 제시한다. 중국이 이달 중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열고 철강산업 구조조정 및 생산능력 감축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철강산업 공급 측면의 개혁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우리 입장에서 향후 공급 측면의 개선과 덤핑방지관세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연말까지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