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에 늘어나는 교통사고
사고 후 대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이 우선이다. 운전자는 출발 전 배터리, 타이어 공기압과 마모 상태, 엔진오일·냉각수, 브레이크 등 주요 부품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가족 단위 이동이 늘어 동승자가 많아지고, 음주·무면허 운전까지 겹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은 필수다. 삼성화재가 최근 5년간 탑승자 사망 또는 상해 접수 2만6217건을 분석한 결과, 사고 사망자의 14.2%가 안전띠를 매지 않았다. 이는 부상자의 안전띠 미착용률(4.7%)보다 2.8배 높았다. 특히 뒷좌석 사망자의 32.7%는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아 운전석 사망자의 미착용률(11.4%)보다 2.9배 컸다.
추돌사고가 많은 만큼 졸음운전 예방도 중요하다. 2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충분한 차간 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또 배터리 방전, 연료 소진, 타이어 펑크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보험사의 24시간 긴급출동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이 서비스에는 배터리 시동 지원, 타이어 수리·교체, 견인 서비스, 비상 급유 등이 포함된다.
교통사고 발생 시에는 무엇보다 신속하게 보험사에 사고를 접수하고 안전한 장소로 대피해야 한다. 특히 고속도로에서 사고나 고장으로 정차 중 ‘긴급대피 알림 서비스’ 안내 문자를 받으면 반드시 지시에 따라야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해부터 고속도로 내 2차 사고 위험에 처한 운전자에게 신속한 대피를 안내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차량 이용 시 유의사항
장거리 운전이 예정돼 있다면 ‘단기운전자확대특약’을 활용해 교대운전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 특약은 계약상 운전자 범위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이 일시적으로 운전하다 발생한 사고까지 보장한다. 예를 들어 친척이나 친구와 같은 제삼자가 내 차량을 운전하다 사고가 나더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의 차량을 운전할 계획이라면 ‘다른 자동차 운전 중 특약’을 활용할 수 있다. 이 특약은 타인 차량 운전 중 발생한 대인·대물 배상과 자기신체손해를 보장한다. 두 특약 모두 가입일 자정부터 효력이 발생하므로 출발 전날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급하게 당일 가입이 필요하다면 ‘원데이 자동차보험’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루 단위(일부 보험사는 시간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다른 차량 운전 중 발생한 사고 피해를 보상한다. 다만 가드레일·전봇대 충돌 등 단독사고에 따른 자기 차량 손해는 보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렌터카를 이용할 때는 ‘렌터카 손해 특약’이 유용하다. 사고 시 차량 손해와 휴차료 등을 보장한다.
보다 철저한 대비를 원한다면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자동차보험이 의무보험으로 인적·물적 피해를 보장한다면, 운전자보험은 여기에 더해 벌금·변호사 선임비 등 법률 비용까지 보장한다. 단기로 가입해 명절 연휴 기간만 보장받을 수도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보존과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다.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하고 목격자 연락처를 확보한 뒤 경찰과 보험사에 반드시 접수해야 한다. 대물·인사 사고는 경찰 신고, 진단서, 목격자 진술 등 객관적 자료가 있어야 과실 분쟁과 손해 확대를 막을 수 있다. 긴급출동 서비스 특약에 가입돼 있다면 긴급견인, 비상급유, 배터리 충전, 잠금장치 해제 등 지원도 받을 수 있다.

명절에 유용한 보험 활용법
국내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여행자보험을 고려해볼 만하다. 여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해·질병 치료비는 물론, 휴대품 파손, 항공기 결항으로 인한 숙박·교통비, 수하물 지연·분실 보상까지 폭넓게 보장한다. 최근에는 기본 보장에 더해 여행 기간 사고가 없으면 보험료를 환급해주는 특약, 직접 설계 가능한 DIY 보장 등 다양한 특약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다만 해외여행자보험은 실손보험과 중복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실손보험 가입자가 여행 중 다쳐 귀국 후 치료를 받는 경우, 여행자보험의 실손의료비 특약에 가입했더라도 중복 보상은 받을 수 없다. 여행자보험은 해외 의료비를 보상하지만, 국내 치료비는 기존 실손보험과 비례 보상하기 때문이다.
긴 연휴 레저 활동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골프, 등산, 캠핑, 낚시 등에 특화된 단기 레저보험을 들어두는 것도 좋다. 각 손해보험사나 디지털 손보사에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 명절 연휴에는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같은 사이버 범죄도 급증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2021년 발생한 스미싱 피해의 40% 이상이 설과 추석 연휴에 집중됐다. 택배 안내, 카드 개설 문자, 투자 유도 스팸 등 수법도 다양하다. 피해자의 65%가 50대 이상으로, 고령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보장하는 단독 상품이나 금융사기 보상 특약을 운영하고 있다.
또 추석은 부모님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고령층에서 흔한 낙상이나 골절은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을 경우 재가 특약이나 간병 대비가 필요하다. 부모님의 실손보험 유지 여부와 상해·간병 특약 가입 여부만 확인해도 안심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추석에는 예초기 작업 중 부상이나 뱀 물림 같은 안전사고도 잦다. 이 같은 상해는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으며 응급실 치료비도 포함된다. 다만 ‘응급증상’이 아닌 경우 응급실 치료비는 실손보험 보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땐 각 지자체가 제공하는 시민안전보험도 확인할 만하다. 해당 지자체에 주민등록이 돼 있으면 별도 절차 없이 자동 가입돼 있다. 자연재해·사회재난, 어린이나 노인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등 예상치 못한 사고를 보장한다. 예를 들어 서울시 시민안전보험은 사고로 사망·부상을 당한 경우 최대 2000만원까지 보장한다. 지자체마다 운영하는 보험 종류와 보장 범위가 달라 미리 거주 지역의 보험 약관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