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직무대행 이구용, 이하 출판진흥원)은 13일 출판유통통합전산망(이하 출판전산망)을 통해 9월 ‘화제의 책 200선’을 공개했다.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영풍문고와 전국 356개 지역 서점 판매 데이터를 합산해 9월 한 달간 가장 많이 판매된 도서를 집계한 결과다.
종합 순위 1위는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신간 ‘호의에 대하여’가 차지했다. 이어 ‘렛뎀 이론’, 어린이 인기 시리즈 ‘흔한남매 20’가 상위권에 올랐다. 성해나 소설집 ‘혼모노’, 매해 가을 출간되는 연례 트렌드서 ‘트렌드 코리아 2026’, 구병모 ‘절창’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심리·에세이 화제작 ‘다크 심리학’, 소설 ‘자몽살구클럽’은 지난달에 이어 10위권을 유지했다.
출판 시장 흐름도 수치로 확인됐다. 9월 전체 도서 매출액은 1501억원으로 전월(1476억원) 대비 약 1.7% 증가했고, 전년 동월(1401억원)과 비교하면 약 7.1% 늘었다. 출판진흥원 측은 “연말을 앞두고 다양한 신간이 쏟아지면서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신간 기획 시 주제별 판매 통계와 흐름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콘텐츠의 인기로 기존 도서가 다시 주목받는 사례를 분석하면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에도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발표는 종합 순위와 함께 ‘소설: 일반 및 문학’ 분야 주제별 판매 톱 리스트도 공개했다. 소설 분야 상위권에는 ‘혼모노’, ‘절창’, ‘자몽살구클럽’, ‘가공범’, 김초엽 ‘양면의 조개껍데기’, 김애란 ‘안녕이라 그랬어’, 베르나르 베르베르 ‘키메라의 땅’, 페트로 펠리니 ‘월요일 수요일 토요일’ 등이 포진했다. 특히 10위권 중 8권이 출간 1년 이내 작품으로, 독자의 신간 선호가 두드러졌다. 동시에 미디어 추천과 노벨문학상 이슈의 영향으로 양귀자 ‘모순’·‘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 한강 ‘소년이 온다’·‘채식주의자’·‘작별하지 않는다’ 등 이른바 ‘구간 도서’도 상위권에 재진입하며 저력을 보였다.
출판전산망은 2021년 9월 개통 이후 주요 유통사 및 지역 서점 판매 데이터를 수집·관리하며, 생산부터 유통·판매 정보를 통합 제공하고 있다. 지역 서점의 장서 구비와 도서관 수서, 출판사의 기획·마케팅을 돕는 산업 통계와 홍보 자료로도 활용된다. ‘화제의 책 200선’은 매월 10일경 정기 발표되며, 해당 기간에 대한 상세 분석은 월말 공개되는 ‘판매 데이터 리포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서별 표지와 서지정보(MARC), 홍보자료 등은 출판전산망에서 열람 가능하다.
한편 출판진흥원 관계자는 “판매 순위는 순수 판매량 기준으로 집계됐으며, 대량 구매 등에 대한 별도 보정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