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환자도 위장약 처방…1인당 연평균 165정 복용 [2025 국감]

호흡기 환자도 위장약 처방…1인당 연평균 165정 복용 [2025 국감]

지난해 위장약 처방받은 국민 4300만 명
외래 위장약 77% 의원급 관행 처방

기사승인 2025-10-14 10:24:22
서울 마포구의 한 약국. 신대현 기자

지난해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은 위장약(소화기관용 의약품)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기계 질환이 없음에도 관행적으로 위장약을 함께 처방하는 문제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위장약 처방 실인원은 약 4300만 명으로 국내 인구의 84%, 약물 처방 환자 중 91%에 달했다.

지난 2019년 대비 위장약 약품비는 33.3% 증가해 2조159억원이 지출됐으며, 이는 전체 약품비의 7.3%를 차지했다. 이 기간 처방량도 17.9% 늘어 전 국민 1인당 연평균 처방량은 165정에 달했다. 이는 1일 3회 복용을 고려했을 때 약 2달간 복용량으로 장기처방에 해당한다.

전체 국민 중 위장약을 연평균 200정 이상 처방받는 환자는 19.9%이며, 이들의 평균 처방량은 약 650정(약 7개월간 복용량)으로 과도한 편이다. 3만1590정에 달하는 최대치를 처방받은 환자도 있다.

지난해 70대 이상에서 지출된 위장약 약품비는 7234억원으로 위장약 총약품비(2조159억원) 중 약 36%를 차지했다. 처방 건당 위장약 약품비도 70대 이상이 1만1381원으로 10세 미만의 1303원보다 8.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호흡기계 환자에서 위장약을 처방받는 비율이 주 치료 목적인 소화기계 환자의 위장약 처방 비중보다 더 높은 수준이었다. 호흡기계 환자 3329만 명 중 82.5%(2746만 명)에서 위장약이 처방됐으며, 소화기계 환자 1577만 명 중 78.7%(1241만 명)에서 위장약이 처방됐다.

전체 위장약 처방 전 중 호흡계통 질환의 위장약 처방 비율은 33%인 1억 건을 차지했으며, 이로 인한 약품비는 2000억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단순 감기라 불리는 급성 상기도 감염 처방전의 63.6%에서 위장약 처방이 이뤄졌으며, 약품비는 603억원이었다.

대부분의 외래 위장약 처방(77%, 2억3000만 건)은 의원급에서 단기로 이뤄졌으며, 상위 5개 질환 중 4개가 호흡기계 염증성 질환이었다. 10세 미만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위점막보호제, 위장운동 촉진제, H2수용체차단제(H2 Blocker)가 주로 처방됐다.

의료기관 종별 전체 외래환자의 위장약 처방 비율은 상급종합병원에서 31.4%, 종합병원 45.5%인데 반해 병원급 56.6%, 의원급에선 52.9%로 높게 나타났다. 호흡계통 질환 환자에서 위장약 처방률은 병·의원급에서 각각 46.3%, 60%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비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위장약이 주 치료목적이 아닌 질환에서 예방 목적의 관행적 처방 사례가 빈번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불필요한 동반처방을 줄이고, 필요한 환자에게만 적정 용량·기간으로 쓰이게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 의원은 “위장약은 전체 약품비의 7.3%를 차지하는 만큼 처방 규모가 커 사용량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규제보다는 향후 꼭 필요한 경우에만 의약품 처방이 이뤄지도록 국민의 안전한 의약품 사용 환경 조성을 위한 모니터링 강화, 인식 개선, 근거 기반 가이드라인 보완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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