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은 보건·복지 시스템이 마비되며 국민들의 불편이 커진 상황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것에 대해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섰다.
최보윤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례 절차도 치르지 못한 유족 분들도 계시고, 또 복지 끊김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전산망 장애에 대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예능을 찍는 것은 국민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이 대통령은 2년 전만 하더라도 전산망 장애에 대해 장관 경질까지 요구한 분”이라며 “정작 이런 재난 시국에서 굉장히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은 대통령 예능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 복구와 재난 대응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자원 화재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운영하는 장기조직혈액통합관리시스템(KONOS)이 마비된 점에 대해 질타했다. 평상시 장기이식은 KONOS를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KONOS가 혈액형·의학적 응급도·대기시간 등을 종합해 가장 적합한 수혜자를 선정해 장기이식을 진행한다. 그러나 전산시스템이 마비되면서 온라인 매칭이 불가능해졌다. 이에 정부는 ‘뇌사자가 발생한 병원에서 이식 대상자를 우선 선정하라’고 지침을 정했다. 현재 각 의료기관은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뇌사자 발생 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의원은 “이번 화재로 장기이식 관련된 시스템 운영이 마비되면서 이식을 기다리는 분들이 본인 순서가 바뀔까 마음을 졸이면서 기다린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현재 뇌사 기증자의 유전정보, 신체검사 결과와 같은 정보 등이 카카오톡을 통해서 공유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전정보, 인체정보는 최상위 민감 정보인데,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나”라며 “전산 시스템의 구멍을 메워 이식 환자들이 순서에 맞게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닌가.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장관의 역할이고 대통령께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K-푸드 홍보가 중요한 게 아니지 않나”라고 따져 물었다.
정부는 즉각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아마 시급하게 장기 기증 이식자가 결정돼야 하기 때문에 그런 방식을 썼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민감 정보 보완에 대한 부분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카카오톡으로 정보가 공유되는 부분은 보완 개선하도록 바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