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연휴만 지나면 전남 곳곳 보호소의 전화가 먼저 바빠진다.
전남소방본부 최근 3개년 동물구조 집계를 보면 구조 신고는 따뜻해지는 5·6월과 추석 전후 9·10월에 두 차례 고점을 형성한다.
계절과 명절이 만드는 '이중 피크'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는 가운데, 이동 증가·돌봄 공백·등록 정보 누락 등이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남도는 이를 감안해 '반려동물 가정의 이동 수칙 숙지'를 반려동물 가구에 당부했다.
14일 전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3개년(2023년~2025년 10월 12일) 전남 지역 동물구조 신고접수 건수는 총 1만8219건이다.
이 가운데 5·6월 합계가 4285건(23.52%)으로 월평균 1518건 대비 41.1% 높았고, 9·10월 합계가 3587건(19.69%)으로 월평균 대비 18.1% 많았다.
월별 합계 상위 6개 달은 6월(2326건) > 7월(2153건) > 9월(2038건) > 5월(1959건) > 8월(1688건) > 10월(1549건) 순으로, 연휴·휴가철에 신고가 집중되는 양상이 수치로 확인된다.
주요 기간의 연도별 흐름도 유사했다. 5월은 656/720/583건, 6월은 816/799/711건, 9월은 783/646/609건, 10월은 649/644/256건으로 각각 집계됐다.
다만, 2025년 10월 수치는 12일 기준 잠정치이며, '발견일'과 '반입·등록일' 시차로 연휴 직후 1·2주에 신고가 몰려 보이는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월 단위 단순 비교보다는 같은 기간 전년 동기를 맞춰 보고, 연휴 길이 변수까지 함께 보정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이중 피크의 배경에는 이동과 환경 변화가 자리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귀성·여행으로 낯선 공간을 오갈수록 케이지·하네스 관리가 느슨해져 현관·차문 틈새 이탈이 반복되고, 연휴 성수기의 돌봄 비용 상승과 예약난은 임시 위탁을 늘린다.
등록·인식표 갱신 누락은 보호소의 '주인 찾기'를 더디게 만든다. 전남도 반려동물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23년에는 1만2036건에 달하던 등록이 2024년 1만915건, 올해(2025년 10월 12일 기준)에는 8067건으로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피크 기간 전남 지역 상당수의 보호소가 수용 공간 부족에 따른 '과포화 상태'를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용 여력이 있는 수도권 보호시설에 구출된 동물들을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남도 축산정책과 담당자는 "반려동물 가정의 이동 수칙 숙지가 중요"하다며 "보호자들이 이동 전에 반려동물의 등록 정보를 최신화하고 기본 안전장비를 점검해 주는 것만으로도 분실과 유기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 실종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신고–보호소–반환 연계를 더욱 강화하는 등 관련 정책 정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동물보육원연합회는 '계절·명절 변동에 맞춘 선제 대응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동물보육원연합회 관계자는 "명절은 사람에게는 이동의 시간이고, 동물에게는 환경 스트레스의 시간"이라며 "잠깐의 방심이 평생의 이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달라. 등록과 식별표, 이동 중 안전 고정만 확실히 해도 구조 통계의 꼭짓점은 낮아진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