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과학] '암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린다'… KAIST, 세포·약물반응 예측 AI 기술 개발

[쿠키과학] '암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린다'… KAIST, 세포·약물반응 예측 AI 기술 개발

이미지 생성형 AI로 세포 상태 제어, 약물·유전자 표적 발굴
AI 잠재공간에서 세포·약물 반응을 레고블록처럼 분해·재조합
신약개발, 암 치료, 재생의학 활용 기대

기사승인 2025-10-16 16:01:06
조광현 교수팀이 개발한 연구개념 모식도. 이미지 생성 분야에서 잠재공간의 방향 벡터가 의미 있는 변화를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세포 상태 간의 전이를 유사한 방식으로 모델링하였다. 현재의 세포 상태에서 원하는 목표 상태로 향하는 방향을 정의하고, 해당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약물이나 유전자 타겟을 예측하는 새로운 AI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KAIST


KAIST가 세포와 약물 반응을 레고블록처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방식의 수학적 모델링으로 새로운 반응과 임의의 유전자 조절 효과까지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암 치료, 재생의학, 약물 재창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 상태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기술은 암 치료를 비롯해 생물학과 의학 연구에 핵심 과제다. 특히 암세포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은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세포를 목표 상태로 유도할 수 있는 약물과 유전자 표적을 찾아내는 새로운 AI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미지 생성에 활용되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의 잠재공간에서 의미론적 연산이 가능하다는 개념에 착안, 전사체 데이터에서 이 연산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AI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잠재공간은 딥러닝 모델이 학습 과정에서 입력 데이터의 중요한 특성들을 압축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이미지 생성 AI가 사물이나 세포의 특징을 수학적으로 정리해 놓은 지도와 같다.

연구팀은 이 공간에서 세포의 상태와 약물의 효과를 각각 분리하고, 이를 다시 조합해 실험하지 않은 세포-약물 조합의 반응을 예측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또 이 원리를 확장해 특정 유전자를 조절했을 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예측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특정 세포 상태를 원하는 상태로 바꾸는 데 필요한 약물을 찾아내는 기술 개발의 개념도. 조광현 교수팀은 세포 상태를 잠재공간에 투영한 후, 이를 기본 상태(basal state)와 섭동에 의한 효과(perturbation effect)로 분해하여, 원하는 목표 상태로 유도하는 조작을 벡터 연산을 통해 정량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새로운 AI 기술을 개발했다. KAIST

실제 이 기술을 검증한 결과 AI로 대장암 세포를 정상 세포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분자 표적을 찾아 이를 세포 실험으로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암 치료는 물론 학습되지 않은 다양한 세포 상태 전환과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으로, 단순히 약의 효과를 밝히는 것을 넘어 약이 세포 안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원리까지 밝힐 수 있다.

특히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설계하는 역할로 신약 개발이나 암 치료는 물론 손상된 세포를 건강한 세포처럼 되살리는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상태를 조절하기 위한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 접근법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 암세포 전환에 성공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암 치료, 재생의학, 약물 재창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포 상태 제어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며, “이는 특정 약물이나 유전자가 세포에 미치는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알려지지 않은 반응까지 예측할 수 있는 범용 AI 방식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한영현 박사, 김현진 박사과정, 이춘경 박사가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15일 국제학술지 '셀 시스템(Cell Systems)'에 게재됐다.
(논문명: Identifying an optimal perturbation to induce a desired cell state by generative deep learning (DOI: 10.1016/j.cels.2025.101405)

(뒷줄 왼쪽부터)한영현 박사, 이춘경 박사, 김현진 박사과정. (가운데)조광현 교수. KAIST
이재형 기자
jh@kukinews.com
이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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