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가 세포와 약물 반응을 레고블록처럼 분해하고 재조립하는 방식의 수학적 모델링으로 새로운 반응과 임의의 유전자 조절 효과까지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암 치료, 재생의학, 약물 재창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포 상태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하는 기술은 암 치료를 비롯해 생물학과 의학 연구에 핵심 과제다. 특히 암세포 상태를 변화시키는 것은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세포를 목표 상태로 유도할 수 있는 약물과 유전자 표적을 찾아내는 새로운 AI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미지 생성에 활용되는 생성적 적대 신경망의 잠재공간에서 의미론적 연산이 가능하다는 개념에 착안, 전사체 데이터에서 이 연산을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AI 프레임워크를 만들었다.
잠재공간은 딥러닝 모델이 학습 과정에서 입력 데이터의 중요한 특성들을 압축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표현한 것으로, 이미지 생성 AI가 사물이나 세포의 특징을 수학적으로 정리해 놓은 지도와 같다.
연구팀은 이 공간에서 세포의 상태와 약물의 효과를 각각 분리하고, 이를 다시 조합해 실험하지 않은 세포-약물 조합의 반응을 예측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또 이 원리를 확장해 특정 유전자를 조절했을 때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예측했다.

실제 이 기술을 검증한 결과 AI로 대장암 세포를 정상 세포에 가까운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분자 표적을 찾아 이를 세포 실험으로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암 치료는 물론 학습되지 않은 다양한 세포 상태 전환과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범용 플랫폼으로, 단순히 약의 효과를 밝히는 것을 넘어 약이 세포 안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 원리까지 밝힐 수 있다.
특히 세포를 원하는 상태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설계하는 역할로 신약 개발이나 암 치료는 물론 손상된 세포를 건강한 세포처럼 되살리는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세포 상태를 조절하기 위한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 접근법을 제시하고, 이를 실제 암세포 전환에 성공적으로 적용함으로써, 암 치료, 재생의학, 약물 재창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포 상태 제어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며, “이는 특정 약물이나 유전자가 세포에 미치는 효과를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알려지지 않은 반응까지 예측할 수 있는 범용 AI 방식으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KAIST 한영현 박사, 김현진 박사과정, 이춘경 박사가 참여했고, 연구결과는 15일 국제학술지 '셀 시스템(Cell Systems)'에 게재됐다.
(논문명: Identifying an optimal perturbation to induce a desired cell state by generative deep learning (DOI: 10.1016/j.cels.2025.101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