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바람에 실려온 송이향이 봉화군 내성천 체육공원 일대를 가득 채웠다. 16일 개막한 제29회 봉화송이축제 현장은 일찌감치 사람들로 붐볐다.
송이향에 이끌린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한약우 굽는 냄새에 연신 군침을 삼킨다. 가을을 대표하는 미식 여행 ‘봉화송이축제’의 열기가 첫날부터 뜨겁다.
‘송이향에 반하고, 한약우 맛에 빠지다’를 슬로건으로 한 이번 축제는 19일까지 4일간 열린다. 송이와 한약우, 봉화 농특산물이 어우러진 축제는 향과 맛, 사람의 온기가 뒤섞인 거대한 장터로 변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오색오미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 거대한 비빔그릇에 청정 봉화의 농산물이 차곡히 담기자 관람객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500인분의 비빔밥이 완성되자 사람들은 긴 줄을 서서 맛보며 “이 맛이 바로 봉화의 가을이네”라며 웃음꽃을 피웠다.
올해 새로 등장한 ‘송이주막존’은 단연 인기다. 초가집 형태의 주막 안에는 송이전과 송이탕에 봉화 전통주가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바로 옆 ‘송이라면존’은 봉화 명물로 떠올랐다. 오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선 이 곳은 송이버섯과 파, 계란이 어우러진 라면을 하루 500그릇 한정판매한다.

‘송이 대형식당’에서는 송이전골과 한약우 셀프상차림이 인기다. “직접 손질해 보세요”라는 안내에 따라 관람객들은 송이를 썰며 그 향에 금새 빠져든다. 송이육회, 소고기국밥도 맛볼 수 있다.
올해 풍년을 맞은 송이 판매장에도 활기가 넘친다. 봉화송이생산자유통협회가 운영하는 송이판매장터에서는 갓 채취한 송이를 직거래로 만날 수 있다.

풍성한 송이 만큼이나 다채로운 볼거리도 이어졌다. ‘청량문화제’, ‘봉화군 농특산물 한마당’이 동시에 열려 축제의 풍성함을 더했다. 또 목재문화행사장에서는 목공 체험을 하는 관광객들의 톱과 대패 소리가 경쾌하게 울리며 ‘숲속도시 봉화’의 친환경 이미지를 전했다.
해가 저물자 무대 위로 조명이 켜지고 트로트 가수 이수연과 정다경, 최재명, 천록담, 손빈아 등이 무대에 오르자 관람객들은 리듬에 맞춰 손을 흔들며 흥겨운 축제의 밤을 즐겼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올해 축제는 봉화의 맛과 멋, 그리고 사람 냄새가 가득한 진짜 가을 잔치”라며 “많은 분들이 이 향긋한 추억을 오래 기억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