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미국 측에 제안한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진전이 없다”고 16일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미국 재무부에 제안한 바 있지만 현재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그 문제에 큰 의미나 기대를 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통화스와프는 두 나라가 정해진 환율로 통화를 맞바꾼 뒤, 일정 기간 후 같은 조건으로 다시 교환하는 금융계약을 뜻한다. 정부는 외화보유액의 약 85%에 달하는 3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할 경우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관세협상 타결의 필요조건으로 제시해왔다.
위 실장은 “미 재무부와 우리 사이에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통화스와프 관련) 논의가 없다. 진전이 없다는 말”이라며, 한도를 정한 형태의 통화스와프 논의 가능성도 일축했다.
한편 위 실장은 이날 출국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워싱턴DC를 방문해 진행 중인 관세협상과 관련해 “현재 양국의 입장은 일차적으로 교감된 정도라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희망과 기대감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협상에서 구체적 타결까지 갈 수도 있겠고, 거기까지 못 가더라도 큰 프레임을 만드는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에 진전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APEC이라는 큰 계기가 있는 건 맞다”며 “정상 간 만남이 양측 모두에게 심리적 영향을 주고, 이를 진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