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의해 감금·피살된 한국인 대학생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를 현지로 보낸 국내 대포통장 모집조직 주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대학생 박모(22)씨의 출국 과정에 직접 개입한 혐의(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 및 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 등)로 20대 모집책 A씨를 인천에서 검거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 대포통장 알선책 홍모(20대·구속기소)씨로부터 지인 박씨를 소개받아 박씨 명의로 통장을 개설하게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박씨는 홍씨가 속한 조직의 지시에 따라 7월 17일 캄보디아로 떠났다가 8월 8일 깜폿주 보코산 인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박씨의 출국 과정에 개입한 홍씨를 검거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홍씨는 박씨와 같은 대학 출신으로 명의를 빌려 통장을 개설하게 하고 이를 보이스피싱 세탁에 이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소장엔 홍씨 외에도 성명불상의 다수가 공동정범으로 기재됐으나 박씨는 공범이 아닌 단순 명의인으로 명시됐다.
현재 박씨 시신은 캄보디아 현지 사원에 안치돼 있으며, 정부 합동대응팀 요청에 따라 이르면 20∼21일 부검이 실시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정부는 부검 전 과정을 참관하고 결과를 국내 수사기관과 공유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를 캄보디아로 보낸 배경과 윗선 연루 여부를 조사 중”이라며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