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명준 고성군수, 대형숙박업소 찬양 발언에 민박 사업자들 '열불'

함명준 고성군수, 대형숙박업소 찬양 발언에 민박 사업자들 '열불'

함 군수, 민박 사업자들 앞 "대형리조트 있어야 민박 잘된다" 망언
민박 측 "지원은커녕, 대형리조트 편드는 것은 우리 무시하는 처사"

기사승인 2025-10-21 13:54:22 업데이트 2025-10-21 14:06:27
14일 고성문화의집에서 열린 2025년 농어촌민박사업자 서비스·안전교육에 앞서 인사말을 하는 함명준 고성군수.
함명준 강원 고성군수가 농어촌 민박이 잘 되려면 대형 숙박시설을 유치해야 한다는 이해 못 할 발언을 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21일 농어촌 민박 사업자들에 따르면 함명준 군수는 지난 14일 고성문화의집에서 열린 2025년 농어촌민박사업자 서비스·안전교육에 앞서 한 인사말에서 죽왕면 R호텔과 O리조트를 예를들며 대형 숙박시설로 인해 민박이 활성화됐다고 말해 민박 사업자들을 당황케 했다.

함 군수는 이날 단상에 올라 민박을 운영하는 주민 백여 명을 대상으로 "R호텔이 건립되면서 타시군의 인사들과 방문객들이 늘어났다"고 운을 띄었다.

이어 "O리조트 건립 당시(K리조트에서 변경) 인근 주민들이 엄청 반대했지만 그 이후 주변에 민박촌이 형성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처럼 대형 숙박시설들이 들어와야 민박이 생기고 잘 된다"고 연설했다.

발언 당시  농어촌 민박 사업자들로 만석을 이룬 객석은 순간 정적이 흘렀으며 일부 주민들은 한숨을 내뱉기도 했다.

이는 현재 고성군 농어촌 민박사업이 지역 대형리조트로 인해 더욱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 군수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이들 대형 숙박시설들은 성수기를 제외한 대부분 시기에 만실이 되지 않아 가격을 낮춰 손님을 유치하는 전략을 쓰면서 고성군 민박들은 낙수효과는커녕 오히려 피해를 크게 입고 있는 실정이다.

농어촌 민박을 운영하는 군민 A씨는 "현 군수가 민박 사업자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상생을 위한 지원 방안이나 해법안을 제시할 줄 알았지만 대형리조트 얘기를 꺼내 혼란스러웠다"며 "이렇게 대놓고 대형리조트 편에 서는 것은 우리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통재래시장 상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시장 주변에 대형마트 여러 개를 유치하면 장사가 잘된다'고 말한다면 누가 수긍하겠냐"며 "고성군의 리조트가 모두 만실이 되야지 그나마 관광객들이 민박집을 이용하는 것이 현 추세"라고 말했다.

농어촌 민박은 농어촌·준농어촌 주민이 거주 주택을 이용해 숙박·취사·조식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연면적 230㎡ 미만의 단독·다가구 주택을 이용하고 있다. 대형 펜션들고 달리 대부분 영세하기 때문에 군의 다양한 지원책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함명준 군수는 민선 8기 취임 후 현재까지 수 건의 대형리조트 건립과 관련, 업무협약 등을 추진해 왔으나 지금까지 대부분 답보 상태 또는 기간 연장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민선 8기 고성군이 추진 중인 대형 숙박시설은 송지원 한옥마을(4000억원 규모), 캔싱턴리조트 설악밸리(1조3000억원), 4헤리티지 호텔&리조트(6000억원), 아야진 생활형 숙박시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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