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Helinox)가 2025년 F/W 시즌을 맞아 의류 라인 ‘헬리녹스 웨어(Helinox Wear)’를 처음 선보였다. 헬리녹스가 캠핑 퍼니처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확장하는 첫 시도다.
한남동에서 열린 ‘HELINOX THE FIRST EDITION: 초판본’ 팝업스토어에서는 약 60여착장의 컬렉션이 공개됐다. 이번 시즌 키 컬러는 ‘사이언 블루(Cyan Blue)’로, 브랜드가 지향하는 기술적 감성과 도심적 미감을 함께 표현했다. 전시 공간은 1층의 ‘에디션1(Edition1)’ 존과 2층 쇼케이스로 구성됐다. 1층에서는 브랜드의 핵심 아이템인 이클립스 팩 다운 재킷과 베스트를 중심으로 제작 과정과 모듈형 구조가 소개됐다.
2009년 동아알루미늄(DAC)이 선보인 헬리녹스는 ‘캠핑용품업계의 에르메스’로 불릴 만큼 감도 높은 디자인과 기술력으로 알려져 있다. 코오롱FnC는 자사의 소재 기술과 디자인 역량을 결합해, 헬리녹스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의류로 확장한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이번 론칭을 추진했다.

헬리녹스 웨어는 헬리녹스가 캠핑 기어에서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경량성과 내구성 등 제품의 구조적 특징을 의류에 접목했다. 실제 캠핑용품을 연상시키는 아이템도 눈에 띈다. 판초 형태로 착용할 수 있으면서 간이 천막처럼 활용 가능한 제품이 대표적이다. 기어의 실용성을 착장 형태로 확장한 셈이다.
패션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테크웨어와 기능성 라이프스타일 웨어의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일상복에 내구성과 방수 기능을 접목한 ‘어반 아웃도어’ 라인이 확산하면서, 의류 브랜드가 캠핑·등산 등 아웃도어 장비 브랜드의 기술력을 차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헬리녹스의 의류 진출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있다. 브랜드의 기술적 헤리티지를 활용해 감도 높은 ‘퍼포먼스 캐주얼’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브랜드가 첫 번째로 내놓은 ‘에디션1’은 시즌 구분 없이 이어지는 독립 라인으로, 헬리녹스 웨어의 아이덴티티를 압축한다. 곡선을 살린 재단과 다운백을 제거한 구조가 특징이며, 방수·발수 등 코오롱FnC가 보유한 기능성 소재를 사용했다.
가격은 10만원대 티셔츠부터 70만원대 다운 재킷까지 다양하다. 헬리녹스 웨어는 23일부터 자사몰과 팝업스토어에서 판매를 시작했으며, 내년에는 플래그십 스토어와 백화점 입점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헬리녹스 웨어 관계자는 “헬리녹스 웨어는 단순한 의류 컬렉션이 아니라, 헬리녹스가 축적해온 기술과 철학, 그리고 문화적 감도를 입는 또 하나의 소통 방식이 될 것”이라며 “기어와 웨어가 공존하는 일상과 아웃도어를 연결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헬리녹스 외에도 패션 대기업의 라이선스 사업 사례는 늘고 있다. F&F의 MLB와 디스커버리, 더네이처홀딩스의 내셔널지오그래픽, 대명화학 자회사 코웰패션의 CNN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패션 사업은 소비 침체 국면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최근 패션 시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만드는 것보다, 이미 인지도가 형성된 이름을 확장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익숙한 브랜드일수록 소비자에게 진입장벽이 낮고, 특히 바이크·캠핑처럼 취향 기반의 마니아층이 있는 분야는 브랜드 세계관을 공유하기 쉽다”며 “이런 점이 장기적인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