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어좌’ 앉은 김건희…‘금거북이 의혹’ 이배용 동행

경복궁 ‘어좌’ 앉은 김건희…‘금거북이 의혹’ 이배용 동행

기사승인 2025-10-22 20:01:46 업데이트 2025-10-22 20:36:26
경복궁 근정전 어좌. 국가유산청 제공

김건희 여사가 출입이 통제된 경복궁 근정전 내부에 들어가 어좌(용상)에 앉은 사실이 확인됐다.

22일 국가유산청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9월12일 김 여사는 경복궁을 방문해 2시간 동안 머물렀다. 당일은 휴궁일이었다.

국가유산청은 “경복궁 방문은 광화문 월대 복원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맞이 행사 준비와 관련된 것이었으나 근정전 내부 관람은 원래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궁능유적본부 산하 경복궁관리소의 일지에는 김 여사가 협생문으로 들어가 근정전, 경회루, 흥복전을 둘러봤다고 적혀있다. 일지에는 김 여사를 ‘VIP’로 기재했다. 당시 현장에는 김 여사를 비롯해 이배용 전(前) 국가교육위원장, 최응천 전 문화재청장(국가유산청장), 황성운 전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 등이 동행했다.

국가유산청은 “경복궁 방문은 대통령실의 요청을 받아 (최응천) 전 청장이 지시했고 궁능유적본부와 경복궁관리소가 준비했다”며 “당시 배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 여사가 어좌에 앉은 사실이 있으며 해당 어좌는 재현품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재현품이 언제 제작됐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근정전은 경복궁 내 으뜸이 되는 건물이다. 여러 전각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격식을 갖추고 있다. 과거 신하들이 임금에게 새해 인사를 드릴 때 이용하거나 국가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지난 1985년 국보로 지정됐다.

현재 근정전은 바깥에서만 볼 수 있고 내부 출입은 금지돼 있다. 국가유산청은 근정전 중앙에 있는 어좌와 관련해 “왕이 신하들의 조회를 받거나 외국 사신을 맞는 등 중요한 행사 시 앉았던 의자로 왕의 권위를 상징한다”고 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근정전 내부 어좌에 앉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어좌에 앉은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문체위 국정감사에서도 김 여사의 근정전 방문이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대통령비서실 문화체육비서관실 소속 선임행정관으로 김 여사를 수행했던 정용석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을 질책했다.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근정전 어좌에 왜 앉았느냐, 누가 앉으라고 했느냐”며 따졌고, 김교흥 위원장은 “그렇게 중요한 상황을 왜 기억하지 못하느냐”고 지적했다.

정 사장은 “당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이 경복궁과 석조물 일대를 설명했다”면서도 구체적인 상황을 묻는 질의에는 “수행하느라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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