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에 가구업계 ‘긴장’…“가을 성수기 어쩌나”

부동산 규제에 가구업계 ‘긴장’…“가을 성수기 어쩌나”

정부 세 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거래절벽·입주물량 감소 우려
“예전처럼 ‘가을 성수기’ 효과 나지 않아”…줄어든 수요에 대비
돌파구 모색 분주…리모델링 확대하고 프리미엄 소비자층 공략

기사승인 2025-10-24 06:00:11
서울 시내 한 가구매장 전경. 이다빈 기자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가을 성수기를 기대하던 가구·인테리어 업계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입주 물량 감소와 소비심리 둔화가 겹치자 업체들은 리모델링 시장 확대와 프리미엄 제품 강화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10·15 대책을 발표하며 집값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한강벨트와 분당·과천 등 일부 수도권 지역에 대한 추가 확산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기존 규제지역인 강남 3구와 용산구를 포함한 서울 전역(25개구), 한강 이남의 경기도 12곳 등 총 37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삼중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여기에 금융 규제까지 강화되며 초강력 조치가 시행됐다.

앞서 정부는 6·27 대출 규제와 9·7 공급 대책을 잇따라 내놓은 바 있다. 출범 4개월 만에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잇단 규제 강화로 실수요층이 두텁지 않은 서울 외곽 및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급격히 위축되고, 침체 국면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결혼과 이사가 집중되는 가을철 성수기 수요를 기대하던 가구·인테리어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부동산 시장과 밀접하게 연동되는 업계 특성상, 입주 물량 감소에 추가 규제까지 겹치며 시장이 다시 냉각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거의 모든 부동산 경기 지표가 부정적인 상황에서 프리미엄 시장 경쟁이 심화되며, 가구·가전 가격도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상승했다”며 “렌탈 시장까지 확대되면서 예전처럼 ‘가을 성수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기존 수요층을 세분화하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 입주 물량 부족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몇 년째 이어져 온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올해 초 사업계획을 세울 때부터 줄어든 수요에 대비한 방어적 전략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현재의 건설 경기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부동산 정책에 따라 전략을 바꾸기보다는 기존의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주택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업체들은 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올해 토털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 내에 신개념 인테리어 패키지 ‘더 룸’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방의 주요 기능에 따라 가구 구성과 배치를 선택하면, 완성형 인테리어 공간이 제안되는 맞춤형 공간 솔루션이다. LX하우시스 역시 이달 말까지 ‘LX Z:IN’의 최대 할인 행사인 ‘지인페스타’를 열어 가을철 막바지 리모델링 수요를 잡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부진을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샘은 고급 수입가구 유통 브랜드 ‘도무스’를 통해 유럽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를 국내에 소개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도 프리미엄 수면 브랜드 ‘마테라소’를 앞세워 고가 제품군 중심의 성장을 추진 중이다. 1000만원대 초고가 라인 ‘에보니’의 경우 지난달 판매량이 120% 증가하며 주목받았다.

가구업체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소비력 높은 고객층을 겨냥해 프리미엄 제품을 강화하는 전략을 피는 것도 방법”이라며 “제품군별로 외부 환경에 민감한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이 나뉘기 때문에 경기 영향이 적은 부문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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