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한국인을 겨냥한 범죄가 급증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국내 식품기업들 사이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 업체가 마스터프랜차이즈(MF) 형태로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운영 중이라 직접적인 경영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치안 불안이 확산되자 업계는 현지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24일 외교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021년 4건, 2022년 1건, 2023년 17건 수준이었던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신고 건수는 지난해 22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지난 6월까지 33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외교부는 지난 16일부터 캄보디아 일부 지역에 ‘여행 금지’(여행경보 4단계)를 발령했다.
캄보디아는 젊은 소비층이 두텁고 한류 영향력이 커, 국내 식품업계가 꾸준히 주목해 온 시장이다. 피치솔루션즈(Fitch Solutions)의 BM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캄보디아 식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2% 증가한 약 10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에도 연평균 7%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 오는 2028년에는 138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호텔·식당 등 외식 관련 산업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해당 시장 규모는 2019년 32억9300만 달러에서 2023년 44억6500만 달러로 늘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외식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지난 2021년 진출해 현재 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SPC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현재 3개 매장을 MF 방식으로 운영 중이어서 주재원 없이 모두 현지 직원이 운영 중”이라며 “최근 캄보디아 사태와 관련해서 특이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 역시 지난해 프놈펜에 1·2호점을 동시에 오픈하며 시장 안착을 시도했다. CJ푸드빌 관계자 또한 “현지 사업 관련 특이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은 사업 계획을 변경하지 않은 채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최근 캄보디아 내 1호점을 내년 중 오픈할 계획을 공식화했으며, 아직은 초기 검토 단계라 직접적인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가MGC관계자는 “매장 오픈은 내년으로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건들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이번 사태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 환경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정치·사회적 불안이 잦은 동남아 시장의 특성상, 기업들은 향후 진출 시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하고 전략을 보다 신중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캄보디아의 경우는 국가 간 갈등 등으로 인한 불안 요인이 커진 만큼, 현재로서는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도 있지만, 지금은 국가 이미지가 악화된 상태”라며 “캄보디아의 국가 이미지가 악화된 만큼, 한국 교민과 관광객의 구매 수요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아시아 신흥국들이 주목받고 있지만, 이 지역은 전반적으로 정치적 불안정성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다. 기업들은 진출 전 반드시 정세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며 “정세가 불안한 지역에선 직접 투자보다 현지 총판이나 대행사를 통한 간접 진출이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