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홈플러스 투자 손실 책임 인정…“9000억원 손실 가능성 커” [2025 국감]

국민연금, 홈플러스 투자 손실 책임 인정…“9000억원 손실 가능성 커” [2025 국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김태현 이사장 “기금 운용사 선정 시 자금 출자 과정 검토” 
ESG 기준 강화에도 공감대

기사승인 2025-10-24 14:54:31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24일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이 MBK파트너스를 연기금 위탁 운용사를 선정한 것에 대해 질타가 쏟아졌다. 국민연금공단은 홈플러스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운용사 선정 과정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4일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지분까지 합하면 투자금이 6121억원이며, 회수된 투자금은 원금 이익을 합하면 3131억원”이라며 “받아야 할 금액은 공정가치로 판단하면 9000억원 정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수할 방안이 있나”라고 질의하자, 김 이사장은 “불확실한 상태다.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투자를 했고, 이로 인해 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했고, 당시 국민연금도 공동투자펀드를 통해 RCPS에 투자한 바 있다. RCPS는 발생사로부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환권,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 이익배당에서 우선권이 있는 우선주다. 

MBK 출자 건을 두고 위탁 운용사 선정 기준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MBK 출자할 때 유통 기업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라는 것을 국민연금이 인지하고 있었다. 홈플러스와 협력업체 노동자와 그 가족들 등 30만명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국민연금도 투자하고 있는 사모펀드를 점검하고 투자 방식을 개선할 의향이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이사장은 사모펀드 출자 방식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기금 운용사를 선정할 때 그간 (운용사의) 수익이 자산을 팔아서 낸 것인지, 기업을 키워서 낸 것이냐를 판단 기준으로 정하겠다”고 말했다. 운용사가 부동산을 매각해 수익을 내는지, 기업 가치를 높여 수익을 내는지 등 자금 출자 과정을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으로 국민연금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요소를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윤 민주당 의원실이 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식 ESG 정기 평가 대상 종목 가운데 AA등급 123개 종목의 201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투자 수익률은 48.6%였고, A등급 201개 종목의 경우 95.59%다. 반대로 C등급 102개 종목은 -21.73%, D등급 4개 종목은 -28.74%로 투자수익률이 낮았다.

김 의원은 “ESG 평가 등급이 낮고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기업에 투자하는 게 맞나”라며 “C·D등급 받은 기업은 원칙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이사장은 “(ESG 등급에 따라) 달리 취급해야 한다는 데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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