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테슬라 AI5 수주로 ‘2026년 흑자 원년’ 청신호

삼성 파운드리, 테슬라 AI5 수주로 ‘2026년 흑자 원년’ 청신호

3나노 공정 안정화 입증…2026년 흑자 전환 가능성 솔솔’

기사승인 2025-10-25 06:00:10
2023년 5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 연구소에서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오른쪽에서 세 번째)를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사진.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칩 ‘AI5’ 생산을 대만 TSMC와 나눠 맡게 되면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의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그동안 수율 문제로 고전했던 3나노 공정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가 삼성 비메모리 부문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5 칩 생산 초기 단계에서 TSMC와 삼성이 함께 작업하고 있다”며 “삼성은 AI4 칩 생산을 매우 잘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I5는 기존 AI4 대비 4배 이상 높은 연산 성능을 구현하는 차세대 자율주행 칩으로, 당초 TSMC가 전량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삼성전자의 합류로 양사 병행 생산 체제가 구축됐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테슬라, 비용 절감·공급망 리스크 분산 ‘두 마리 토끼’

테슬라가 삼성전자를 AI5 칩 생산에 투입한 배경에는 비용 절감과 공급망 리스크 분산이라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 세계 1·2위 파운드리 업체를 동시에 활용하면 단가 협상력을 높이고, 특정 공급업체 의존도를 낮춰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수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곳은 삼성의 텍사스 테일러 공장이다.

테일러 라인은 삼성 파운드리의 차세대 거점으로, 최신 극자외선(EUV) 장비가 대거 투입된 ‘첨단 공정 상징’으로 꼽힌다. 삼성은 TSMC와 격차를 좁히기 위해 첨단 EUV 노광장비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TSMC 애리조나 공장보다 더 진보된 장비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은 테슬라 물량을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엔비디아·구글 등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3나노 시제품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이번 테슬라 수주로 가동률이 대폭 상승할 전망이다.

서승연 DB증권 연구원은 “3나노 가동률 개선과 고객 확대 효과로 파운드리 흑자 전환 시점이 기존 2027년에서 2026년으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4나노·3나노 ‘쓴맛’ 딛고 재기 발판 마련

업계는 이번 테슬라 수주를 삼성 파운드리 신뢰 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4나노와 3나노 공정 초기에 수율 문제를 겪으며 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를 TSMC에 잃었다. 특히 3나노 공정에서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도입했지만, 수율이 낮아 모바일 프로세서(AP) 엑시노스2500 정도만 생산했고 갤럭시S25 탑재 계획도 무산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생산 안정화에 성공하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7’에 엑시노스2500을 적용한 데 이어, 테슬라 AI5 칩 수주까지 확보하며 ‘수율 논란 종결’ 단계로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엑시노스2600 양산까지…비메모리 사업 ‘동반 턴어라운드’ 기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11월부터 2나노 공정 기반의 ‘엑시노스2600’ 양산에도 본격 돌입한다.

엑시노스2600은 4년 만에 갤럭시S 시리즈 최상위 모델 ‘울트라’에 탑재될 것으로 예상돼,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사업부의 동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수율을 높여 수익성을 내는 것이 올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파운드리사업부는 2024년 한 해에만 약 5조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해 3분기에도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3나노 공정 가동률이 크게 상승하는 내년에는 수천억원대의 영업이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승연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 제거된 가운데 수율 개선이 지속되면, 2026년 파운드리·시스템LSI사업부 매출은 31조9000억원, 영업이익은 9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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