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출발점 ‘소아청소년 비만’…“사회 전체의 책임”

성인병 출발점 ‘소아청소년 비만’…“사회 전체의 책임”

동아시아 4개국 중 국내 청소년 비만 유병률 1위
보호자 45% “체중 감량, 개인의 책임”
“생활습관 실천 사회적 뒷받침돼야”

기사승인 2025-10-27 13:20:09
이해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27일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 회의실에서 개최된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미디어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제공

당뇨병과 고혈압 등 성인병의 출발점인 소아청소년 비만을 조기에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해상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7일 서울 용산구 비앤디파트너스 회의실에서 개최된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미디어세션 발표를 통해 “청소년 비만은 자존감 저하, 불안, 우울증 등 정서적 어려움으로 이어져 가족과 또래 관계를 악화시키고, 학업 성취와 사회적 적응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적극적인 소아청소년 비만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소아청소년 비만은 증가 추세다. 이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의 5~19세 소아청소년을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 한국은 여아가 24.6%, 남아가 43.0%로 성별 모두에서 높은 과체중·비만율을 보였다.

이 교수는 “청소년 비만의 약 80%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지며, 고혈압·당뇨병·지방간 등의 대사질환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며 “비만 청소년은 성인이 되기 전부터 복합적이고 비가역적인 건강 문제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홍용희 순천향대 부천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청소년 비만을 일시적인 현상이나 개인의 책임으로만 보는 잘못된 시각이 적정 치료 개입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해외 청소년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청소년은 체중 관리를 스스로의 책임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아 낙인을 내면화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영국, 호주, 대만 등 10개국 청소년·보호자·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공동 연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과 보호자 10명 중 8명 이상이 비만임을 인식하지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본 비율은 청소년 70%, 보호자 62%로 의료진 87%보다 낮았다. 또 청소년의 80%가 체중 감량을 개인의 책임으로 여긴 반면 보호자는 45%에 그쳤다.

홍 교수는 “이러한 부모와 자녀 간 인식 차이는 가정 내 소통과 정서적 지지의 단절로 이어져 생활습관 개선의 실천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면서 “부모의 정서적 지지와 자녀의 주체적 참여, 가족이 함께 생활습관을 실천할 수 있는 환경과 사회적 뒷받침이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소아청소년 비만은 사회 전체가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질환’이라는 사회적 인식 자리 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영준 고대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소아내분비학회 부회장)는 “소아청소년 비만은 단순한 체중 문제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 전체의 책임”이라며 “가정과 학교, 의료계, 지역사회가 함께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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