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HF)와 주택보증공사(HUG)의 경쟁적 대출이 가계부채 폭증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주택금융공사와 주택보증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8월말 현재 HF의 적격대출과 보금자리론 잔액은 103조 7568억원, HUG의 주택구입자금보증, 조합원부담금대출보증, 전세금특약보증 잔액은 총 78조 8678억원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의 대출 잔액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인 557조 9889억원의 32.73%로, 은행권 주담대의 3분의 1이 정책금융에서 공급됐다.
은행권 주담대 가운데 HF와 HUG 두 기관이 공급하는 자금 비중 역시 증가하고 있다. 2012년 316조의 은행권 주담대 가운데 두 기관이 공급하는 자금 비중은 11.87%였으나, 2017년 8월말 현재는 32.73%까지 증가했다.
제 의원은 이러한 원인이 두 기관의 경쟁적 개인대출 시장 진입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제 의원에 따르면 당초 주택금융 수요자에 대한 금융성 보증업무를 수행하는 곳은 HF였다. 이후 국토부 산하의 분양보증 등 사업자 보증을 주로 하던 HUG가 법 개정이 아닌 정관 변경을 통해 개인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진입했다.
2014년 11월 주택도시기금법상 HUG의 금융성 보증업무 취급을 제한하는 문구를 넣자는 국회 국토위원회 법안소위의 지적을 무시하고 정부가 시행령에 위 내용을 반영하지 않아 HUG가 사업자 보증 뿐 아니라 개인 전세금·중도금 대출 보증시장에 진출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2008년 사업자 보증이 100% 였던 HUG의 보증 비중이 2017년 8월말 현재 보증잔액 83조 가운데 개인보증 비중이 38%,인 31조원까지 증가했다. 반면 사업자보증은 62%, 51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제 의원은 “1400조의 달하는 가계부채, 이는 ‘빚내서 집사라’ 정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원인인데, 이것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 두 공사의 경쟁적 대출”이라며 “금융위는 가계부채 절감에, 국토부는 주택시장 부양에, 부처간 지향점이 달라 두 기관의 역할 분담을 방관하는 것은 큰 문제”라며 부처간 교통정리를 명확히 해야함을 지적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