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 사용 배제에 대해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화웨이 장비는 보안 우려문제를 불식시키지 못하는 우려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위원회 위원장인 홍일표 의원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화웨이 사태, 우리의 입장은?’ 주제로 전문가 초청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대응 방안에 대해 질타했다.
홍일표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또는 기술전쟁으로 인하여 우리나라는 중대한 도전과 심각한 시련에 직면하게 됐다. 이런 때 정부가 적극 나서서 우리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나 현 정부는 그대로 손 놓고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화웨이 문제에 대해서도 홍 위원장은 “화웨이 사태는 단지 미중간의 패권전쟁만이 아니라 보안에 대한 우려의 문제가 분명히 있다. 따라서 적어도 공적 영역 즉 국가안보와 관련된 국방분야를 비롯해 전력‧철도 기타 국가 기간 통신망에서는 화웨이 장비의 사용에 신중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행사를 공동주최한 이종배 의원은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된 화웨이 사태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정부는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미명하에 우물쭈물해서도, 그렇다고 성급하게 접근해서도 안된다”고 주문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화웨이 장비의 보안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화웨이 장비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간담회 발제자로 나선 한국국제경제학회 최병일 회장은 “화웨이는 시스템 구축 뿐 아니라 유지‧보수 단계에서도 보안 우려 문제를 불식시키지 못하는 우려가 있다. 통신서비스는 국가 안보‧기밀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국가가 보안과 안전을 이유로 규제산업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LG유플러스가 과거 LTE망을 설치할 때 화웨이를 선택한 것은 잘못이었다면서 당시 국회의 견제 역할 부재를 지적했다.
이어 미중 신냉전 시대 우리가 해야할 과제에 대해 최 회장은 “화웨이 우려의 실체를 파악하고, 국가안보와 연관된 외국인투자 규제법안을 제도화하며, 한국을 추월하려는 중국 기술굴기를 극복하려는 안보‧산업‧통상 국가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5G 등 통신장비의 백도어 문제는 실제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 다수이다. 따라서 한반도 국가기간망 구축 시 통신안보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대응방향에 대해서 신 센터장은 “기본원칙은 동맹의 편에 서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정치‧외교적 영역에서는 동맹의 편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실질적 선택에 있어서는 신중히 접근하는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부적으로 “외교부에 설치된 TF를 총리실이나 청와대로 이관해 외교‧경제‧산업 전반에 관한 포괄적 대응을 추진하고, 민관 소통을 강화해 전체 상황을 파악하고 피해규모를 산정해 정부의 지원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