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이번 주 관세 협상 작업반 구성…“알래스카 LNG는 사업성 우선”

한미 이번 주 관세 협상 작업반 구성…“알래스카 LNG는 사업성 우선”

기사승인 2025-04-28 16:59:58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한미 정부가 지난 24일 고위급 통상 협의를 통해 본격 ‘관세 협상’에 나선 가운데, 이번 주 협상 세부 의제를 논의할 작업반을 구성하고, 다음 주부터 실질적 세부 협의를 시작할 전망이다.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8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이번 주 중후반 작업반 구성이 완료될 예정으로, 이르면 다음 주 본격 작업반 회의가 개시될 예정”이라며 “미국 측과 협의 거쳐 비관세를 포함해 6개 정도 의제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차관은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이 방미해 미국 측과 작업반 구성 방식을 결정할 것이라면서 작업반이 구성되는 대로 각 작업반에 관계 부처가 대거 참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미는 지난 고위급 통상 협의에서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 협력 △통화·환율 정책 등 4개 분야로 의제를 좁힌 바 있다.

박 차관은 미국 재무부와 한국 기획재정부가 별도 채널로 논의키로 환율 의제를 제외한 나머지 3개 통상 분야 의제를 다시 6∼7개 세부 의제로 나눠 작업반이 구성될 것이라면서도, 어떤 세부 의제의 작업반이 구성될 것인지는 이번 주 실무진 차원의 방미 협의를 통해 구체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그간 연례 무역장벽 보고서 등을 통해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제한에서부터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문제, 약값 책정 정책, 스크린 쿼터제 등까지 한국에 자국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을 저해하는 다양한 비관세 장벽이 존재한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에 미국이 이번 작업반 구성 의견을 내는 과정에서 우선 요구 사항을 구체화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한다.

박 차관은 “현 단계서 어떤 비관세 장벽을 논의할 것인지 아직 구체화한 바 없다”며 “작업반이 만들어지면 그런 부분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미국과의 실무 협의 과정에서 시장 개방 등 중요한 상황이 논의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공청회를 개최하고 국회 보고 절차를 거치는 등 투명한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박 차관은 “기술적 협의를 통해서 협의의 윤곽이 확정되고, 통상조약법에 따른 절차의 이행 필요가 생기면 즉각 관련 절차에 착수해 협의 과정과 결과를 국민께 소상히 설명드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통상조약법은 대외 개방 등과 관련해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법에 규정한 국회 보고 등 절차를 밟도록 규정한다.

정부는 오는 6월3일 대선을 치르는 한국의 국내 상황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차기 정부에서 이뤄지도록 하되, 촉박한 협의 시한을 고려해 협상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박 차관은 “미국 측이 제시한 시한이 70일 남짓 밖에 되지 않아 협상 속도와 관련해선 과속할 이유가 전혀 없지만 머뭇거릴 여유 또한 없다고 생각한다”며 “무리하게 하지 않겠다는 뜻이고, 그렇다고 해도 다음 정부가 협상을 이어받을 때 우리가 일을 안 해서 부담을 줘선 안 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주면 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미국이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강하게 희망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실사단을 파견해 사업성부터 검증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도 명확히 했다.

박 차관은 “산업부 에너지실장을 대표로 한 실사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알래스카 측과 협의 중”이라면서 “우리의 입장은 사업 타당성이 선행이라는 것을 비교적 선명하게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440억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LNG 가스관 사업은 북극권의 가스전에서 알래스카 남쪽까지 800마일(약 1300km)의 파이프라인을 건설한 뒤 이곳에서 가스를 액화해 아시아 국가 등으로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이 계획은 10여 년 전 처음 제안됐으나 막대한 투자 비용을 비롯해 사업성 부족 등으로 인해 성공 가능성이 낮은 프로젝트로 분류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한국, 일본 등 주요국에 참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주요국 입장에서 관세 협상의 카드로 여겨지고 있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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