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인수…8년 만에 조단위 M&A

삼성전자, 유럽 최대 공조업체 플랙트그룹 인수…8년 만에 조단위 M&A

기사승인 2025-05-14 10:41:28

쿠키뉴스 자료사진

삼성전자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을 인수하고 고성장 중인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영국계 사모펀드 트라이튼이 보유한 플랙트 지분 100%를 15억유로(약 2조4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조단위 인수합병(M&A) 성사는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 인수 작업이 완료된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플랙트는 1918년 설립돼 100년 이상 축적된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공조 기업으로 고객별 니즈에 맞춘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는 라인업과 설계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 냉방이 필수인 대형 데이터센터 △민감한 고서‧유물을 관리하는 박물관‧도서관 △유동인구가 많은 공항‧터미널 △항균‧항온‧항습이 중요한 대형 병원 등 다양한 시설에 고품질‧고효율 공조 설비를 공급했다.

특히 글로벌 대형 데이터센터 공조 시장에서 뛰어난 제품 성능과 안정성, 신뢰도 있는 서비스 지원 등으로 높은 고객 만족도를 확보해 빠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냉각액을 순환시켜 서버를 냉각하는 액체냉각 방식인 CDU(Coolant Distribution Unit)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냉각용량, 냉각효율의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업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DCS 어워즈 2024’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플랙트는 데이터센터 외에도 글로벌 톱 제약사, 헬스케어, 식음료, 플랜트 등 60개 이상의 폭넓은 대형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공조사업은 지구온난화, 친환경 에너지 규제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고 있다. 공조사업 중 공항, 쇼핑몰, 공장 등 대형 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은 지난해 610억달러에서 2030년 990억달러로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441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로 공조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공급 경험, 최적의 설계와 솔루션 제시 역량을 갖춰야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은 산업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확장현실(XR) 등의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플랙트를 전격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삼성전자의 빌딩 통합 제어솔루션과 플랙트의 공조 제어솔루션을 결합해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좋은 서비스와 유지보수 사업의 확대를 기대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가정과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시장 중심의 개별공조(덕트리스) 제품으로 공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공조업체 레녹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기존 판매채널에 레녹스의 판매채널을 더해 북미 공조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레인보우로보틱스(로봇),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AI), 소니오(메드텍), 룬‧마시모 오디오 사업부(오디오‧전장) 등 미래 성장 산업 관련 기업을 잇달아 인수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은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 등에 수요가 큰 중앙공조 전문업체 플랙트를 인수하며 글로벌 종합공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속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레버 영 플랙트 최고경영자(CEO)는 “플랙트가 삼성전자의 일원이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100년이 넘는 업력의 글로벌 톱 티어 공조 업체로서 글로벌 대형 고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플랙트가 이제 삼성전자의 글로벌 사업 기반과 투자를 통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플랙트 인수 절차를 연내에 마무리할 예정이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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