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 의료관광 ‘케데헌’ 하나로 활성화되기 어렵다”

“한의 의료관광 ‘케데헌’ 하나로 활성화되기 어렵다”

기사승인 2025-09-12 22:09:43
서울시의회가 주최한 ‘케데헌 열풍과 관광 활성화 토론회’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 4층 강당에서 열렸다. 서지영 기자


“헌트릭스가 갔던 한의원 나도 가볼래.” 케이팝데몬헌터스(케데헌) 주인공 K팝 걸그룹 ‘헌트릭스’를 따라 한의원을 찾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케데헌을 보고 서울을 찾은 외국인에게 한의원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내 한의원 수요가 케데헌 열풍을 타고 늘어날지 주목된다.

12일 오전 서울시의회 주최로 시청 서소문청사 후생동에서 ‘케데헌 열풍과 한의 의료관광 활성화 토론회’가 열렸다. 좌장인 윤영희 시의원(국민의힘, 비례) 등 서울시의원들과 한의원 및 서울시 관계자가 모여 한의 의료관광에 대해 논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장은 영상 축사로 한의 의료관광 도약을 바란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한의료 플랫폼 부재를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제우 하나투어 ITC 대표는 “사람들은 보통 해외를 오갈 때 플랫폼을 이용한다”며 “한의 의료 경우 외국인이 플랫폼을 통해 예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지혜 리아한의원 명동점 대표원장은 “정부 지원 받아 해외 마케팅에 주력해 봤지만 생각보다 성과가 없었다”며 “결국 대중적으로 노출되는 플랫폼이 있어야 홍보 효과가 클 것”이라고 했다.

통역에 대한 비용 부담도 난관으로 언급됐다. 이지혜 원장은 “통역가가 없으면 외국인 환자를 응대할 수 없어 직접 고용했다”며 “인건비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간 단위 통역 서비스를 알아봤지만 신청 과정이 어렵고 비용도 저렴하지 않으며, 환자의 유동적 일정에 맞추기 어려운 문제 등이 있었다”고 했다.

이제우 대표는 플랫폼 활용 방안으로 표준화 작업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에 입점하려면 표준화된 내용을 갖춰야 한다”며 “업체마다 다른 뜸이나 침에 대한 표기가 동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이 이용하는 앱에 한의 정보가 노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정 서울시의장이 서울시의회가 주최한 ‘케데헌 열풍과 한의 의료관광 활성화 토론회’에서 축사하는 모습. 서지영 기자


다양한 홍보 지원책도 제안됐다. 김혜영 시의원(국민의힘·광진4)은 “한방은 한국만의 무기이자 독창성”이라며 “한방미용 다이어트나 K뷰티 연계 웰니스 프로그램 등 한방 범위를 넓히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은경 한국한의약진흥원 정책본부장은 “정부나 서울시에서 상당한 돈을 들여 홍보 콘텐츠 및 광고를 제작하고 있다”며 “한의학을 어떻게 담아주느냐가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국가별로 원하는 의료 서비스가 다르니 맞춤형 진료 패키지를 만들어 홍보할 수도 있다”고 했다.

또한 이 본부장은 “전통한의학은 한국을 대표하는 이미지”라며 “이 자산을 정부나 서울시가 외국에 세일즈할 자세를 더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통역 비용을 보조할 방안도 제시됐다. 이승환 통인한의원 대표원장은 “영어·중국어·일본어를 할 줄 아는 어르신이 있다”며 “시범 사업으로 이분들을 일부 한의원에 모시면 서울시가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도 대책”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통합 역할과 플랫폼 활성화 방안을 구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영미 서울시 홍보기획관 서울브랜드담당관은 “공공과 민간에서 역량과 자원을 집중해 시너지를 내려면 유기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며 “민간은 K한방 콘텐츠를 기획하고 질을 높이는 데, 공공은 콘텐츠를 브랜딩하고 산업 인프라를 조성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수택 서울관광재단 관광산업본부장은 “관광객 대부분이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하는 시대임을 고려해 솔루션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서지영 기자
surge@kukinews.com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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