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정부에서 정부효율성 수장 지낸 일론 머스크가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추진한 감세 법안을 두고 그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머스크는 5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메리카당’(미국당)이 여러분들에게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창당된다”고 선언했다. 이는 앞서 엑스를 통해 실시한 머스크 신당 여론조사에서 65% 찬성을 확인한 뒤 나온 창당 선언이다.
그는 공화·민주 양당의 ‘낭비와 부패’를 비판하며 상원 23석, 하원 89석을 목표로 삼아 내년 중간선거에서 소수정당임에도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머스크의 새 정당이 반(反)트럼프·비(非)민주당 표심을 얼마나 끌어모을지는 불투명하다. 과거 정부효율부 수장 시절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진보층의 공분을 샀다. 또 트럼프 캠프 때도 사업 이익에 따라 노선을 바꾼다는 비판을 받아온 터라 중도층의 신뢰를 얻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머스크가 지난해 대선에서 엑스를 통해 경합주 유권자를 흔들었던 사례를 고려하면, 그의 정치적 도전이 실제 영향력을 발휘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킹메이커’로 떠올랐다. 트럼프 캠프는 머스크의 온라인 플랫폼 엑스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경합주 여론을 결집했고, 머스크는 대선 승리 후 다양한 우대 정책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초 머스크는 트럼프 정부에서 정부효율부 맡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예산 삭감을 주도하면서 진보 진영뿐만 아니라 보수 내부에서도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1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이 과정에서 양쪽 지지층 모두의 불만이 커졌다. 머스크는 자신의 권한 밖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다.
갈등은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이 감세와 부채한도 상향, 보조금 폐지, 불법 이민 차단 등 집권 2기 핵심 국정과제를 담은 법안을 서명해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메가법안)이 공식화되면서 폭발했다.
머스크는 앞서 메가법안에 대해 정부 부채를 키우는 위험천만한 지출이라고 공개 비난했고, 트럼프는 이를 ‘사적인 감정 싸움’으로 치부하며 머스크 사업체에 대한 보조금 중단과 계약 해지, 심지어 추방까지 검토할 수 있다고 맞받아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