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 시상식이냐” 레드카펫 밟은 신임 안양부시장...과도한 의전 논란

“영화제 시상식이냐” 레드카펫 밟은 신임 안양부시장...과도한 의전 논란

기사승인 2025-07-07 14:40:12
지난 1일 공식 취임한 신임 안양시 부시장(오른쪽)이 3일 부서 초도순시 과정에서 시청 복도에 깔린 레드카펫 위를 한 여성 간부공무원의 팔을 잡고 걷고 있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과도한 의전 논란이 제기됐다.  사진=제보자 제공

최근 부임한 경기 안양시 A부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전이 비판 도마에 올랐다. 특히 A부시장의 부서 초도순시 과정에서 시청 복도에 레드카펫이 깔렸고, 여성 간부공무원의 팔에 손을 얹고 걷는 모습이 연출되자 공무원들 사이에선 “영화제 시상식이냐”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A부시장(2급·이사관)은 경기도 균형발전기획실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1일 안양 부시장에 공식 취임했다. 안양시는 당시 부임 환영의 뜻으로 시청 1층 로비에 환영의 뜻을 담은 현수막을 걸었고 꽃다발도 증정했다. 간부 공무원들이 직접 마중했다.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기존 관례에 비춰 비판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서다. 과도한 의전 논란이 불거진 것은 다음날부터다.

2일 오전 A부시장의 기자실 방문에는 총무과장이 수행했으며, 기자실 밖 복도에는 홍보기획관실 직원 등이 줄지어 섰다. 이 광경을 본 공무원들 사이에선 “과도한 의전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평소 최대호 시장의 기자실 방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논란은 3일 오전 부서 초도순시 과정에서 커졌다. 당초 계획된 일정은 오전 9시30분부터 10시30분까지 1시간가량으로, 청사 8층부터 시작해 1층 구내식당까지로 동선이 예정됐다.

하지만 부서를 돌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청사 5층에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오전 11시를 훌쩍 넘기면서 부서 순시는 중단됐다. 나머지 층의 각 부서 공무원들은 신임 부시장을 기다리느라 대기했지만 얼굴을 볼 수 없었다. 특히 1층 구내식당에서 일찌감치 대기하던 공무원들도 소속 부서로 돌아갔다. 공무원들 사이에선 “업무시간에 이게 뭐냐”는 볼멘 목소리도 나왔다.

의전 논란의 절정은 시청 6층 복도에서 일어났다. 한 부서에서 부시장을 환영하기 위해 복도에 레드카펫을 깔았고, A부시장이 여성 간부공무원의 팔에 손을 얹고 걷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다. 영화제 시상식에서나 볼 법한 모습에 공무원들 사이에선 비판 섞인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시청 공무원 내부 게시판에는 “부시장 방문에 레드카펫? 실화냐!” “제정신이야?” 등 비판 글들이 올라왔다.

관련 부서에서는 최근 행사에서 사용했던 레드카펫을 부시장 환영을 위한 이벤트로 잠시 활용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때마침 최대호 시장이 해외 출장으로 부재 중에 발생한 일이라 논란은 커지고 있다.

부시장이 레드카펫을 걷는 모습을 두고 불편한 시각도 나왔다. 사진 속 여성 간부의 맨살에 손을 얹은 부시장의 모습이 꺼림칙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공무원은 “성인지 감수성까지 거론하기에는 그렇지만 보기에 상당히 불편한 모습”이라며 “자칫 공직사회에 잘못된 인식으로 비춰질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A부시장은 “레드카펫 바깥으로 걷다 부서 입구에 다다르면서 어쩔 수 없이 레드카펫을 밟았다. 부시장을 환영하는 시 공무원의 이벤트에 과도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호의를 무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손을 잡은 것”이라며 “직원들의 시선에 불편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에는 더 조심하겠다”고 했다.

   

   
김태영 기자
ktynews@kukinews.com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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