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조기 진단하는 ‘AI 기술’ 개발…“판별 정확도 99.7%”

파킨슨병 조기 진단하는 ‘AI 기술’ 개발…“판별 정확도 99.7%”

기사승인 2025-07-09 16:12:41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을 조기 진단하고, 병의 진행 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융합의학과 김남국 교수·이유진 박사, 신경과 정선주 교수팀이 이같은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가 점점 줄어들면서 발생한다. 손 떨림, 느린 움직임, 근육 강직 같은 증상이 대표적이며, 우울증이나 치매 같은 비운동성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지만, 노화나 다른 신경계 질환과 구분이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DAT PET(도파민 수송체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영상 검사를 활용해 도파민 신경세포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지만,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영상 해석이 주관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DAT PET 영상 1934건을 학습한 AI 기술을 개발했다. 학습한 영상을 이용해 여러 종류의 진단과 병의 진행 예측, 예후 영상 생성 등의 작업을 할 수 있는 범용 인공지능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초로 한 기술이다.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계층적 확산모델 기반 인코더 ‘HWDAE’를 학습해 복잡한 뇌 영상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더욱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다. 

해당 기술은 파킨슨병을 분류해내는 두 가지 검증에서 각각 99.7%, 86.1%의 판별 정확도를 보였다. 또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 발현 시기 예측에서는 R2 상관관계(1에 가까울수록 정확한 예측)가 0.519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을 다계통위축증, 진행성핵상마비와 감별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해당 기술을 활용해보니 86.1%의 판별 정확도를 기록했다.

이번 AI 모델은 뇌 영상을 통해 파킨슨병을 판별해내는 것뿐만 아니라, 학습한 영상 데이터를 토대로 병이 진행되는 경과를 예측해 이미지로 만들어 보여주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영상 기기나 병원이 달라도 AI 모델의 성능이 유지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아산병원 내 서로 다른 PET 촬영기기를 비롯해 외부 병원에서 촬영된 영상 데이터에도 AI 모델을 적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김남국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영상 생성에 강점을 보이는 확산모델을 활용해 다양한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질병의 진행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한 뒤, 실제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이 AI 모델을 다양한 퇴행성 신경질환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셀 리포트 메디슨(Cell Reports Medicine, 피인용지수 11.7)’에 최근 게재됐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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