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백신으로 중증화 예방해야”

여름 휴가철 코로나19 재유행 우려…“백신으로 중증화 예방해야”

기사승인 2025-07-23 06:00:09
최근 쿠키뉴스와 만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층이나 기저질환 보유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은 유행 대비 예방접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대현 기자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올여름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감염 시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고령층이나 기저질환 보유자 등 고위험군은 유행 대비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최근 쿠키뉴스와 만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철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에 대해 “올해 국내에서 6월 중순까지 환자 수가 증가세를 보이다가 7월 초부터 다시 주춤한 양상”이라며 “작년의 경우 7월 초·중순경부터 환자 수가 늘어나다가 7~8월에 급증했고, 9월부터 환자가 점차 감소해 이후 다시 겨울철에 유행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2023년 엔데믹 선언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줄었지만, 꾸준히 환자가 발생하며 코로나19는 독감(인플루엔자)처럼 매년 찾아오는 ‘상주 질환’으로 변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감염병포털 감염병 표본감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코로나19 환자 수는 독감 환자 수의 약 12배, 작년엔 약 3배에 달했다.

이 교수는 “백신의 효과는 통상 6개월 이상 지속되지 않고, 변이가 주로 여름철에 유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름 유행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19의 계절성 경향은 대부분 국가에서 여름과 겨울 연 2회 유행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다. 유행 규모는 국가별로 예방접종 현황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겨울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국가에선 겨울 유행이 크게 확산되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봄철 접종은 가을철 접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떨어지다 보니 여름에 유행이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실제 작년 봄 정부의 예방접종 권고가 있었으나 실제 접종자는 약 7만명 수준에 그쳐 여름철 유행이 겨울철보다 더 크게 발생한 바 있다.

작년 여름에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KP.3가 유행했다면 올 1~2월경부터 KP.1의 하위 변이인 ‘NB.1.8.1’이 나타나기 시작해 국내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전파력 등 바이러스 특성에 있어 기존 변이와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령층 등 고위험군은 감염 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커 백신 접종 필요성이 높다.

이 교수는 “80·90대 고령층의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이 연령대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도 많아 감염에 더 취약하다”면서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줄어들고 진단이 늦다 보니 병원에 오는 환자들 중에서 이미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된 경우가 많고, 중환자실로 바로 이송돼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10~30대 유행 주도…“젊은층 집단면역 형성돼야”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저하자, 감염 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가을과 봄 1회씩 1년에 2회 무료 접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들의 24~25절기 백신 접종률은 47.8%(약 490만명)로, 이는 전년(42%) 대비 5%가량 증가한 수치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백신도 인플루엔자 백신처럼 매년 가을철에 정기적으로 접종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긴 영향”이라며 “접종 증가는 겨울철 유행 억제에도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시민이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문제는 65세 미만 무료 접종 비대상자들이다. 평균 코로나19 백신 접종비용은 12~15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 교수는 10~30대가 코로나19 유행을 주도하는 만큼 젊은층의 접종 확대로 집단면역 효과를 통해 고령층의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미국은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와 거의 동일한 기준으로 다뤄 6개월 이상 모든 연령층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며 “가정 내에서 아이들이 먼저 감염된 후 고령자에게 전파돼 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이어 “젊은 연령층 중에서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거나 특정 질환으로 인해 면역저하자에 해당하는 경우 무료 접종 대상이지만, 본인이 대상자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해 접종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에 대한 접종 대상자 안내 및 접종 필요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안전성 증명…입원·중증 예방효과 6개월 80% 유지”

백신 부작용 우려에 관련해선 “한국에서만 2억회 이상, 전 세계적으로는 100억회 이상 접종이 이뤄졌다. 이렇게 많은 횟수의 접종이 이뤄진 만큼 안전성은 충분히 증명됐다”고 했다. 기존에 이상 없이 접종한 경우 다시 접종하더라도 새로운 이상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국내 접종에 쓰이는 코로나19 백신은 미국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스파이크박스’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코미나티’가 있다. 코미나티의 경우 최근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이 허가받았다. 프리필드시린지의 장점은 별도로 주사기에 옮겨 담는 과정 없이 바로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 냉장 보관 기간은 8개월로 길어 가을 접종 이후 남은 백신을 반납하지 않고 보관해놨다가 이듬해 봄 접종에 활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6개월 이내에 심근경색, 뇌졸중, 폐색전증 등 혈전 관련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데, 국내외 연구를 통해 코미나티는 이러한 합병증에 대해 약 50~60%의 예방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감염 예방 효과는 접종 후 약 70% 수준이며, 입원·중증 예방효과는 6개월 이상 80%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중증화를 예방하고, 자신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인플루엔자 백신처럼 매년 맞는 형태로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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